요즘 대기업, 직원 휴게실에 돈 쏟아붓는 이유는

입력 2019.12.01 06:00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아모레퍼시픽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직원 휴게실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직원 휴게실을 가장 직원들이 접근하기 좋은 곳에 넓은 면적으로 설치하는 것은 물론이고, 호텔이나 리조트의 휴양 시설을 방불케 하는 설비를 갖추고 있다. 동전 노래방·두더지 잡기 게임기·플레이스테이션방 등 젊은 직원들이 함께 어울려 놀 수 있도록 놀이 기구를 설치하는 기업들도 여럿이다.

기업들이 휴게 공간에 투자를 하고 나선 것은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가 입사하면서, 이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조직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휴게 공간에서 직원들이 어울리게 하면서 좀 더 격식없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직장 내 복장 자율화, 호칭체계 단순화와 궤를 같이하는 셈이다.

제일기획 본사 2층 아이스파에는 만화책, 잡지, 신간도서 등이 마련돼있다./ 제일기획 제공
제일기획 본사 2층 아이스파에는 만화책, 잡지, 신간도서 등이 마련돼있다./ 제일기획 제공
트렌드에 빠른 광고회사들이 대표적이다. 광고회사 HS애드는 52시간 근무제에 맞춰 수면실을 점차 없애고 ‘테크룸’을 강화하고 있다. 테크룸에는 각종 게임기기와 가상현실(VR), 드론, 사물인터넷(IoT) 기기가 마련돼있다. HS애드 관계자는 "휴식을 즐기면서도 IT 기기를 보다 빠르게 접해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서 테크룸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제일기획은 올해 1층 로비를 탈바꿈해 휴식공간과 핀볼·다트·에어하키·테이블축구 등 게임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선보였다. 본사 2층 ‘아이스파’에서는 신간 도서부터 만화책. 잡지 등을 볼 수 있는 작은 도서관을 만들었다. 컬러링북을 칠하거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드로잉 데스크’도 마련됐다.

화장품 기업 아모레퍼시픽은 2017년 본사를 새롭게 지으며 직원들을 위해 사서가 없는 무인 도서관 ‘집현당’을 선보였다. 직원들에게 지하 1층 미술관도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그간 미술관에서는 ‘현대미술 소장품 특별전 챕터원’, ‘바바라 크루거’, ‘조선, 병풍의 나라’ 등 다양한 주제의 전시가 진행됐다.

제조기업에서도 휴식공간을 마련하는 추세다. ‘상명하복’이 뚜렷한 문화로 알려진 현대차는 올해 5월 양재 본사에 올해부터 두더지 잡기 게임기와 샌드백을 마련했고, 삼성전자는 지난 8월 수원사업장에 동전 노래방, 스티커사진 기기, 야구 게임장 등을 도입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초 자율복장, 호칭체계 단순화를 도입하면서 기업문화를 좀 더 자유롭게 바꾸기 위해 이러한 기기들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서울시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에 있는 미술관. 직원들에게는 무료로 개방된다./ 안소영 기자
서울시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에 있는 미술관. 직원들에게는 무료로 개방된다./ 안소영 기자
직원들의 휴식을 위해 마사지실을 마련한 기업도 속속 나온다. 이베이코리아는 올해부터 사무실을 리모델링해 안마를 받을 수 있는 ‘웰니스실’ 2곳을 마련했다. 웰니스실 안마사 4명은 직원 1명당 30분씩 안마를 해준다. 직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 두 달 후까지 예약이 꽉 찬 상태다. LG유플러스도 명상실과 20분간 마사지를 할 수 있는 ‘힐링 플레이스’를 운영 중이다.

기업들의 이러한 변화는 밀레니얼 세대 직원이 늘어나면서 직원들의 만족도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지난해 딜로이트 컨설팅 보고서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는 직장을 구할 때 우선으로 생각하는 요소로 ‘금전적 보상과 복지(75%)’ ‘긍정적 기업 문화(57%)’ ‘유연근무제(54%)’ 등을 많이 꼽았다.

이은형 국민대 교수는 "새롭게 조직에 입사하는 밀레니얼 세대와 앞으로 직장에 올 Z세대(1995년 이후 태어난 세대)가 재미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어 기업도 사내를 재미있고 자유로운 공간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며 "이러한 분위기가 직원들의 자율성, 창의성에도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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