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문제는 놔두고 대입만 입맛 대로" "무늬만 정시확대"...교육계, 비판 쏟아져

입력 2019.11.28 16:57

교총, "조국 자녀 문제는 도외시한 채 대입제도만 뒤바꿔"
전교조, "정시확대 반대 교육계 외면한 한시적 정책"

대학들 "예산 지원과 연계돼 따를 수밖에 없어"
학부모 단체 "무늬만 정시 확대…학종 폐지해야"
일선 고교 "현실적으로 ‘문제풀이’ 수업에 열중할 것"

정부가 28일 서울 주요 대학 정시 확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대입제도 개편안을 내놓자, 교육계에선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정시 확대 대상에 포함된 대학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교육부 방침을 따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고, 일부 학부모단체들은 오히려 정시비율을 최대 80%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는 이날 현 중3이 대입을 치르는 2023학년도부터는 서울 시내 16개 대학의 정시 비율을 40% 이상으로 확대하도록 권고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2024학년도 대입부터는 학생부 비교과 활동 반영을 폐지하고, 자기소개서와 교사추천서도 없애기로 했다.

교육부는 이와 관련, ‘고교 교육 기여 대학 지원사업’과 연계해 추진하겠다는 방침이어서, 결국 대학 자율이 아닌 대학 지원 예산을 통해 대입 전형을 강제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따를 수 밖에 없는 대학들...전교조, "교육계 외면한 한시적 정책"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입시 부정과 도덕성 문제는 도외시한 채, 결국 대입제도만 정권과 그 지지세력이 하고 싶은 대로 또 뒤바꾸고 밀어붙인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교육부 발표는 학종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학생의 다양한 교육활동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특정 대학의 (정시 비중) 40% 적용을 위해 결국 고교 교육 기여 대학 지원사업을 연계하고 있어 재정을 무기로 대학의 선발 자율성을 침해하는 행태도 지속되고 있다"고 했다.

진보 성향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논평을 통해 "교육계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정시 확대를 결정한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16개 대학에 국한한다고 하나 주요 대학이 대부분 포함돼 실제 파급효과가 절대적이다.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오늘 교육부가 발표한 대학 입시정책은 2025년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되고 2028학년도 대학 입시가 치뤄지기 이전까지만 적용되는 한시적 정책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다만, 자소서와 추천서 폐지 등은 전교조가 학종 개선안으로 제시해 왔던 만큼 교육부가 이를 수용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정시 확대 대상에 포함된 대학들은 "(교육부 발표가) 부담스럽지만 결국 교육부 지침을 따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 대학입학처 관계자는 "대학의 자율적인 판단이 아니라 톱 다운(Top-down) 형식으로 발표난 상황"이라면서 "특히 고교 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과 연계되면 대학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 관계자는 "정시비율이 확대되면 대학 1학년 재학생 중에 휴학하고 다시 입시를 준비해 다른 대학으로 이탈하는 학생 수가 늘어나게 된다"면서 "이 경우 충원의 문제가 발생하는데 편입 등으로도 해결하기 쉽지 않아 대학 재정 문제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일부 학부모단체는 ‘찬성’..."정시 80% 이상 늘려야"
정시 대폭 확대를 주장했던 학부모 단체는 학종 폐지까지 주장했다.

정시확대추진학부모모임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늬와 말로만 정시 확대일 뿐, 학부모·학생의 고통을 공감하지 못한 희망 고문"이라며 "학종의 폐단을 인정한다면 학종을 폐지하고, 자유한국당이 발의한 '정시 50% 이상'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했다.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도 기자회견을 열고 "정시는 이번에 50%까지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로 80% 이상으로 늘려야 했다"며 "수능최저기준도 강화하고, 정시를 선발하지 않는 학과가 없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부담 늘어나는 수험생들… "앞으로 ‘문제풀이’ 수업에 집중"
일선 고교와 입시업체들은 "교육부 정책은 수험생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며 우려했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고1 담임교사는 " 수능 비중 30%대와 40%대는 체감적으로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앞으로 교실에서 수능 준비를 의식적으로 더 많이 하게 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현실적으로 문제풀이 수업에 더 중점을 둘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기철 전국외국어교장단협의회장은 고교 프로파일 폐지와 관련해서 "교육부는 그동안 우리가 혜택을 받았다고 하는데, 대학들이 외고 타이틀 하나만 보고 학생들을 뽑았겠느냐"며 반문했다.

글로벌·영어특기자 전형 폐지에 대해서는 "포퓰리즘이다. 어학 계열을 준비하는 학생의 싹을 자르는 것이다. 이는 영재학교, 과학고와도 형평이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입시업체들은 교육부 방안이 시행되면 사실상 정시 비율이 사실상 45% 이상 수준으로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은 "16개 대학의 수시 이월 인원이 평균 3∼4%인 점을 고려하면, 정시 선발 규모는 사실상 올해 고1이 치르는 2022학년도 대입부터 45% 수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대성학원 대성학력개발연구소는 "특수목적고·자율형사립고, 강남 지역 일반고는 수시는 다소 불리해지겠지만, 정시에서는 더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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