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통합 두 변수, 바른미래 신당과 朴心

조선일보
입력 2019.11.11 03:19 | 수정 2019.11.11 03:22

황교안, 유승민 의식 "탄핵늪 헤매 반성"… 통합추진단 주중 출범
바른미래당 변혁 "한국당과 통합 없다" 신당 띄우며 주도권 잡기
우리공화당 조원진 "박前대통령 메시지 나올 것, 거기 따르겠다"

자유한국당 나경원(오른쪽) 원내대표가 10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내년 정부 예산안에서 태양광 사업 등 14조5000억원을 삭감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왼쪽은 정용기 정책위의장.
자유한국당 나경원(오른쪽) 원내대표가 10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내년 정부 예산안에서 태양광 사업 등 14조5000억원을 삭감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왼쪽은 정용기 정책위의장. /뉴시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에 대해 자성(自省) 메시지를 내면서 야권 통합을 강조했지만 양대 난제(難題)에 부딪혔다.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은 "한국당과의 통합은 없다"며 신당 창당이 우선임을 명확히 했고, 우리공화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내세워 반발하고 있다.

변혁 신당추진기획단은 10일 "한국당과의 통합은 없다"며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가겠다"고 했다. "유승민 의원의 개혁보수 길에 보수를 통합하는 노력은 향후 신당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안철수 전 대표의 제3지대의 길, 합리적 중도를 위한 길 역시 향후 신당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도 했다. 이 같은 입장은 한국당과의 통합 논의에 대한 안철수계 의원들의 반발을 감안하면서 향후 보수 통합 과정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변혁 한 핵심 의원은 "거대 정당인 한국당의 인적 쇄신을 압박하면서 우리 협상력을 높이자는 측면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안철수계 한 비례대표 의원은 "한국당과 정치적 공생을 도모하기에는 정체성 차이가 너무 크다는 고민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안철수계 의원들은 안 전 대표가 신당 창당에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통합 논의를 이어가는 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병국 의원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보수 통합은 돼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다만 통합의 방법에 대해서는 변혁 내에서도 생각 차이가 있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의 유의동(오른쪽)·권은희 신당기획단 공동단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의 유의동(오른쪽)·권은희 신당기획단 공동단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당은 이런 변혁의 요구 사항에 부합하는 행보에 신경을 쓰고 있다. 황 대표는 지난 9일 "한국당이 탄핵의 늪에서 허덕이다 이 정권의 폭정과 무능을 막아내지 못했다"며 "지난 2년 반의 시간을 뼈저리게 반성한다"고 했다. '탄핵의 늪'이란 표현으로 반성 메시지를 낸 것은 변혁 유승민 대표가 통합 조건으로 "탄핵의 강을 건너자"고 한 것에 대한 화답 차원으로 해석됐다. 통합을 위한 당내 기구 '보수대통합개혁신당 추진단'(가칭)은 이번 주 중 출범하기로 했다. 단장으로 내정된 원유철 의원은 10일 통화에서 "한국당과 변혁이 만들 신당이 본격 통합 논의에 들어가게 되면 한국당 간판은 내리는 수순으로 가지 않겠느냐"고 했다.

우리공화당과 당내 친박(親朴)계 변수도 있다. 우리공화당은 황 대표의 기자회견에서 비롯된 보수 통합론에 대해 줄곧 "탄핵 부당성을 인정하지 않으면 통합은 없다" "탄핵에 찬성한 세력과의 통합은 야합"이라는 메시지를 내왔다. 조원진 공동대표는 이날 "박 전 대통령이 어떤 입장을 내든 그 뜻에 따를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보수층을 향해 박 전 대통령을 다시 상기시키면서 황 대표가 이끌어가는 보수 통합 논의에 대한 본격 견제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 메시지에 따른 향후 통합 논의 참여 가능성에 대한 여지를 남긴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당 내부에서도 친박계 중심으로 탄핵 책임론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한 영남 중진 의원은 "박 전 대통령 탄핵 문제를 그냥 묻어두고 통합으로 가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크다"고 했다.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안건)에 올라 있는 선거법 개정안의 향배 역시 핵심 변수로 꼽힌다. 만약 여야 협상이 불발돼 패스트트랙에 올라 있는 개정안이 본회의에 그대로 올라가 통과되면, 보수 통합이 무의미해질 수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총선 일정을 고려하면 연내에는 통합에 대한 결론이 나야 하지 않겠느냐"며 "12월 선거법 국회 통과 여부에 따라 야권이 요동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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