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한다던 혁신학교 유지… 조희연의 뒤집기

조선일보
입력 2019.11.11 03:00

새 학교 지으며 통폐합 계획했지만 일부 학부모 반대로 폐교 취소
전교생 455명중 50명만 "남겠다"

曺교육감 "이해해달라" 입장문만… 교총 "정치적 판단따라 정책 번복"
혁신학교 9년간 40배로 늘어

혁신학교 수 증가 추이 그래프
서울시교육청이 '혁신학교 지키기'를 위해 4년 전 발표했던 한 중학교 폐교 결정을 철회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교육부 교부금 204억원을 받아 서울 강서구 마곡 지구에 마곡2중을 신축하고, 혁신학교인 송정중을 포함해 인근 초·중학교 3곳을 없앤다고 지난 2015년 발표했는데 손바닥 뒤집듯이 번복했다.

송정중을 마곡2중에 합쳐 혁신학교를 유지하려고 했는데, 학부모들의 반대가 거세자 마곡2중을 혁신학교로 만드는 것을 포기하고, 폐지키로 했던 송정중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교육계에서는 "좌파 교육감들의 혁신학교 위주 정책이 단적으로 드러난 사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혁신학교는 지난 2009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10년이 됐다. 2010년 전국 43곳이던 것이 올해 1714곳으로 40배 가까이로 늘었다. 2010년 0.4%에 불과했던 전체 초·중·고교 대비 혁신학교 비율은 지난해 15% 정도로 증가했다.

◇전교생 455명 중 50명만 남겠다는 송정중 존속

송정중을 마곡2중과 합치는 것이 어려워지자 조희연 교육감은 "송정중 학생이 마곡2중 배정을 희망하면 학교를 옮겨주겠다"고 했고, 조사 결과 송정중 전교생 455명 가운데 50여명만 송정중에 남겠다고 했다. 전교생의 10% 정도만 원하는 혁신학교를 지키려고 폐교 결정을 뒤집은 것이다. 이에 대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달 22일 "4년 이상 진행된 일을 되돌리는 것이 매우 힘들고 어려운 결정이었다는 점을 이해해달라"는 입장문을 낸 것이 고작이다. 한국교총 관계자는 "서울시교육청이 정확한 수요예측보다는 정치적 판단에 따라 혁신중 폐지 정책을 뒤집었다"며 "당초 계획과 달리 학교 하나가 더 생긴 셈인데 여기에 추가로 드는 세금에 대해선 교육청이 침묵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교육부에서 받기로 한 교부금 약 204억원 중 이미 170억여원을 받은 상태라 반환 문제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혁신학교 10년, 꼬리 무는 혁신학교 반대

혁신학교는 김상곤 전 교육부장관이 경기도교육감 시절인 2009년 도입한 학교 모델이다. 교육과정을 비교적 자유롭게 운영하고, 토론·참여식 수업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2010년 서울·경기 등에서 좌파 교육감이 6명 당선되며 본격적으로 확산했고, 2014년 지방선거와 2018년 선거에서 좌파 교육감이 대거 늘면서 확대됐다.

도입 10년이 지났지만 혁신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거부감은 누그러지지 않았다. 교과 학습을 등한시해서 학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학부모들의 거부감도 여전하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12월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단지 내 신설 학교 3곳을 모두 혁신학교로 직권 지정하려다 반발에 부딪혔다. 조 교육감은 신설 학교들을 혁신학교 시범 단계인 예비 혁신학교로 지정하면서 물러섰다. 이 사건 이후로 혁신학교에 대한 학부모 불만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올 초에는 서울 강남·광진구 초등학교 3곳이 학부모 반발로 학교 측이 혁신학교 공모를 신청하기도 전에 전면 취소하는 일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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