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최악의 문 정부 2년 반, "상상도 못할 나라 만들었다"니

조선일보
입력 2019.11.11 03:19

문재인 정부 임기 반환점을 맞아 청와대 비서실장·안보실장·정책실장이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2년 반은 과거를 극복하고 국가 시스템을 정상화시키는 과정이자 새로운 대한민국의 토대를 마련한 시기"라고 자평했다. 민주당은 논평에서 "'나라다운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한 소중한 시간"이라고 평가했다. 이 정부의 우기기 행태는 새삼스럽지 않지만, 반성과 새 출발의 계기로 삼아야 할 임기 반환점에서까지 자화자찬을 늘어놓는 후안무치가 놀랍다.

2년 반 전 취임사에서 문 대통령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지금 펼쳐진 상황은 정반대 의미에서 '경험 못 한 나라' 꼴이 돼버렸다. 경제와 고용, 외교·안보에서 교육·국가 통합까지 국정 온갖 분야에서 정책 실패와 부작용의 경고음이 요란하게 울려 퍼지고 있다. 국가 발전과 국민 생활 개선이라는 '진보'를 이루는 대신 오기와 아집, 끝없는 '내로남불'로 가득 찬 2년 반이었다고밖에 할 수 없다.

이 정부는 소득 주도 성장이라는 초유의 정책 실험으로 경제를 골병들게 만들었다. 성장률이 급락하고 경제를 침체 속에 빠트렸으며 괜찮은 일자리가 사라지는 고용 참사를 낳았다. 일련의 반기업·반시장 정책으로 주력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탈원전으로 세계가 부러워하던 한국형 원전 산업을 고사시켰다. '집값과의 전쟁'을 한다더니 '아파트 3.3㎡당 1억원 시대'를 연 것도 이 정부다. 국민의 59%가 '먹고살기 더 힘들어졌다'고 하는데 어떻게 "경제가 올바른 길로 가고 있다"고 할 수 있나.

문 정부는 한반도 평화 정착을 최대 성과로 내세우지만, 다섯 차례 남북, 북·미 정상회담 등의 '쇼' 외에 손에 잡히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북한은 대한민국을 '삶은 소대가리'로 조롱하며 연일 미사일 발사 쇼를 벌이고, 미국이 주한미군 주둔비 5배 인상, 지소미아 종료 번복을 공개 요구할 만큼 한·미 동맹이 흔들리고 있다. 한·일 관계는 파탄 지경에 이르렀다. 한·미·일의 균열을 틈타 중국·러시아 전투기가 우리 방공식별 구역을 휘젓고 다니고, 중국에 사드 추가 배치 불가 등 '3불(不) 약속'까지 건넸지만 돌아온 것은 사드 보복뿐이다. 그야말로 국가 안보를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상황에 몰아넣었다.

문 대통령은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편 가르기와 '코드 인사'로 국론을 분열시켰다. 일가족의 범죄 혐의가 드러난 조국 법무장관 임명을 강행해 나라를 두 동강 내더니 출구 전략으로 자사고 폐지, 대입 정시 확대를 들고 나와 또 다른 논란을 일으켰다. 정부가 문제 해결자 아닌 '문제 생산자'로 전락했음을 보여주었다.

국민의 삶과 정신을 피폐하게 만든 온갖 국정 실패에도 불구, 반성이나 최소한의 사과 한마디 없다. 정책 전환이나 수정 대신 남은 2년 반도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일방통행식 국정 운영을 계속하겠다고 한다. 민주당은 집권 2년 반 기념 논평에서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변화를 만들었다"고 했다. 정말이지 어느 누구도 상상 못했던 국정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국정이 그대로 2년 반 더 이어진다면 재앙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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