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정희, 10년째 알츠하이머... "요즘도 '오늘 촬영 몇시야?'라고 묻는다"

입력 2019.11.10 11:10 | 수정 2019.11.10 15:32

"배우 윤정희, 10년 전부터 알츠하이머 투병 중"
남편 백건우 언론 인터뷰서 "증세 심각하다" 밝혀
딸 진희씨 "사랑의 편지 보내주면 엄마 큰 힘 될듯"

배우 윤정희. /오종찬 기자
배우 윤정희. /오종찬 기자
1960~70년대 문희·남정임과 함께 '여배우 트로이카'로 이름을 날렸던 윤정희(75)씨가 알츠하이머 증세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73)씨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털어놨다. 백씨는 "윤정희에게 10년 전 시작된 알츠하이머 증상이 심각해졌고, 딸의 옆집으로 옮겨 간호를 받고 있다"고 했다. 프랑스 파리 인근에서 요양하고 있는 그를 딸 진희(43)씨가 보살피고 있다는 것이다.

10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백씨는 아내의 건강상태에 대해 "알츠하이머 증상이 10년쯤 전에 시작됐다"며 "안쓰럽고 안된 그 사람을 위해 가장 편한 환경을 만들어줬다"고 했다. 그는 "연주복을 싸서 공연장으로 가는 도중에 '왜 가고 있느냐'고 묻는다"면서 "'30분 후 음악회가 시작한다'고 하면 '알았다'고 답하고, 또 잊어버린다는 것이다. 무대에 올라가기까지 100번은 같은 질문을 반복하는 식"이라고 했다.

피아니스트 백건우(왼쪽)가 아내인 배우 윤정희의 머리를 손질해주고 있다. /오종찬 기자
피아니스트 백건우(왼쪽)가 아내인 배우 윤정희의 머리를 손질해주고 있다. /오종찬 기자
아내의 투병을 받아들이는 게 만만치 않았다고 그는 고백했다. 백씨는 "아침에 일어나면 접시에 약을 골라서 놓고, 먹을 걸 다 사와서 먹여주고 했다"면서 "그 사람이 요리하는 법도 잊어서 재료를 막 섞어놓고 했으니까. 밥 먹고 치우고 나면 다시 밥 먹자고 하는 정도까지 됐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딸을 봐도 자신의 막내 동생과 분간을 못했다. 처음에는 나도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면서 "내가 영화를 그렇게 좋아하는데, 아무리 영화를 봐도 내용이 머리에 들어오질 않을 정도였다"고 했다.

배우 윤정희(오른쪽)씨와 디자이너 앙드레김. /조선DB
배우 윤정희(오른쪽)씨와 디자이너 앙드레김. /조선DB
윤정희씨가 프랑스에 머물게 된 과정도 전했다. 백씨는 "올해 초 한국에 들어와 머물 곳을 찾아봤다"며 "한국에서 너무 알려진 사람이라 머물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고 했다. 마침 그때 딸 진희씨가 나섰다는 것이다. 이날 백씨와 함께 인터뷰에 나선 딸 진희씨는 "엄마는 본인의 기억력에 문제가 있다는 건 알지만 병이라고는 인정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나를 못 알아볼 때가 정말 힘들었다"고 했다.

진희씨는 바이올리니스트다. 윤정희씨가 자신을 못 알아보고 '나를 왜 엄마라 부르냐'고 하면, 턱 밑에 있는 바이올린 자국을 보여주며 "엄마 딸 바이올린 했잖아"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전세계로 여행을 너무 많이 다니면서 시차와 환경이 바뀌는 게 이 병에는 가장 안 좋다고 한다. 5월부터 요양 생활을 시작했는데 이제 많이 편해졌다"고 했다.

진희씨는 어머니의 병을 밝히는 이유에 대해 "엄마는 요즘도 ‘오늘 촬영은 몇시야’라고 물을 정도로 배우로 오래 살았던 사람이다. 그만큼 오랫동안 사랑받았던 사람"이라며 "이 병을 알리면서 엄마가 그 사랑을 다시 확인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사람들이 이 소식을 듣고 엄마에게 사랑의 편지를 많이 써줬으면 좋겠다. 지금 엄마에게 그게 정말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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