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는 '공유' 광고 이제 못본다...주류업계 잇단 규제에 '난감'

입력 2019.11.10 06:00

술 마시는 광고·연예인 얼굴 들어간 소주병 '아웃'
유색 페트병 비중 15%인데...대안 없을 시 퇴출 수순

“(꿀떡꿀떡) 캬~!” 앞으로 주류 광고에서 술 마시는 모습을 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유튜브 테라 광고 캡처
“(꿀떡꿀떡) 캬~!” 앞으로 주류 광고에서 술 마시는 모습을 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유튜브 테라 광고 캡처
주류업계가 정부의 잇따른 규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환경부의 자원재활용법 개정안에 보건복지부의 국민건강증진법 개정까지 겹치면서 용기와 마케팅 전략 수정 등이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주류 포장지에 연예인 사진 등을 부착하지 못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담배와 술 모두 1급 발암물질임에도 정부가 담배와 비교해 절주 정책이 약하다는 여론에 따른 것이다. 실제 담배 포장지에는 폐암 경고 등의 그림을 넣지만, 술은 규제가 없다.

주류 광고도 제한된다. 내년부터는 주류 광고에서 술을 마시는 모습과 '캬~'하는 소리 등 음주 욕구를 자극하는 장면을 넣을 수 없다. 또 미성년자 등급 방송 프로그램과 영화, 게임에서도 광고가 제한된다.

현재 청소년들이 주로 TV를 시청하는 시간대(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에 술 광고를 할 수 없다는 조항에서 한 발짝 더 강화되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직장인 이미연 씨는 "소주병에 젊은 여자 연예인의 사진을 넣어 음주를 미화하는 모습이 보기 불편했다"며 정부 방침을 지지했다.

연예인 얼굴 들어간 소주병들./김은영 기자
연예인 얼굴 들어간 소주병들./김은영 기자
주류 업계도 정부 조치를 수용하는 모습이다. 주류업체 한 관계자는 "워낙 규제가 많은 산업이라 어느 정도 예상한 기조"라면서도 "앞으로 술의 청량감이나 부드러운 목 넘김을 직접적으로 전달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쉽다"고 했다.

주류 업계에서 연예인을 내세운 광고는 보편적인 형태다. 소주의 경우 1998년 배우 이영애의 참이슬 광고를 시작으로 이효리, 김태희, 아이유 등 당대 최고의 여성 스타들을 모델로 내세웠다. 현재 참이슬은 아이린, 처음처럼은 수지, 좋은데이는 김세정이 모델이다. 대부분 소주병 뒷면 라벨엔 이들의 얼굴도 들어갔다. 세계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주류 포장지에 연예인 사진이 부착하는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건전하게 마케팅을 하자는 분위기다. 광고를 찍을 땐 예컨대 모델 수보다 술병을 적게 앵글에 담아야 한다는 지침이 있다"면서 "앞으로 사회적인 공감대를 이끌 수 있는 메시지를 담는데 더 초점을 둘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하이네켄과 같은 해외 주류 브랜드들은 마시는 자체보다 브랜드에 열광하는 모습에 더 초점을 두고 홍보하는 추세다.

유색 페트병 문제도 해결이 시급하다. 정부가 내달 25일부터 유색 페트병 사용을 제한하기로 하면서 사용이 불가능해졌다. 맥주 업계는 유통·운송 과정에서 자외선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제품 변질을 막아주기 위해 갈색 페트병을 쓰는데, 투명 페트병과 달리 재활용이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다음 달부터는 유색 페트병을 볼 수 없을 전망이다./뉴시스
다음 달부터는 유색 페트병을 볼 수 없을 전망이다./뉴시스
하지만 갈색 페트병의 대안이 나오지 않아 퇴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대안을 찾기 위해 환경부가 연구 용역을 진행하고 있지만, 대안이 나오더라도 바로 재고를 처리하고 제조 설비를 재정비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최대한 정부 방침에 따르자는 입장이다. 방법이 없다면 퇴출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국내 맥주 판매량 중 페트병이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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