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우파 대통합 추진, 한국당 간판 내리는 문제도 논의할 수 있어"

입력 2019.11.06 14:15 | 수정 2019.11.06 18:15

黃대표 ▲제3지대 대통합 ▲탄핵 불문 ▲자유우파 비전 재정립 등 통합 3원칙 세운 듯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6일 오후 3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총선 승리를 위해 자유 우파의 대통합이 필요하다"며 본격적인 통합 추진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황 대표는 또 통합 과정에서 "한국당 간판을 내리고 새로운 간판을 다는 문제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혀, 제3지대 대통합도 고려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우리가 추진하는 통합은 과거로 돌아가는 통합이 아니라 미래로 향하는 통합이어야 한다"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찬반으로 갈라진 보수 진영의 대통합을 위해 탄핵 정국에서 어떤 입장에서 섰는지 불문(不問)에 부치자는 뜻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뉴시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뉴시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황 대표는 "문재인 정권의 독선·오만을 심판해달라는 것이 10월 3일 (광화문) 광장의 민심이었다"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헌법 가치를 받드는 모든 분들과 정치적 통합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을 선언한다"고 했다.

황 대표는 "지난 탄핵 과정에서 보수가 분열되고 정권을 내주고 두 전직 대통령이 영어의 몸이 되면서 자유우파 정치권 전체에 엄청난 정치적 상처가 생긴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며 감정의 골도 깊게 패였다"며 "하지만 독선적이고 무능한 좌파 정권을 막아내지 못한 책임에서 우리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자유우파 정치인들 모두는 정치적 실패에 대한 책임을 남에게 돌리는 게 아니라 스스로에게 묻는 성찰의 자세를 먼저 가다듬어야 한다"며 "이는 한국당 대표인 저의 책임이다. 한국당의 책임이며 자유우파 정치인 모두의 책임"이라고 했다.

황 대표는 "한·미·일 공조가 흔들리고 나라 안보마저 위기에 처하게 됐다"며 "우리가 분열을 방치해 좌파 정권의 질주를 멈추지 못한다면 역사에 또 한번 큰 죄를 짓는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므로 내년 총선에서 확실한 승리를 이루고 미래의 대안이 될 수 있는 강력한 정치세력을 구축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자유민주 세력의 대통합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추진하는 통합은 과거로 돌아가는 통합이 아니라 미래로 향하는 통합이어야 한다"며 "과거는 교훈 삼고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통합이 곧 혁신이 돼야 한다"고 했다. 또 "정치를 바꿔달라는 국민들의 요구를 받드는, 정치 교체·정치 혁신을 이뤄내는 통합이 돼야 한다"며 "이제 분열 요소들을 정치적 대의의 큰 용광로 속에 녹여내는 실천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황 대표는 그러면서 "내년 총선 일정 등을 감안할 때 통합 논의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며 "이제 그동안 물밑에서 하던 논의를 본격화하고 과정마다 국민들 뜻을 받들어 반영할 것"이라고 했다. 황 대표가 말하는 '물밑 논의'는 당 밖에서 보수 통합을 추진해온 박형준 동아대 교수 등이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 측과 물밑에서 관련 논의를 진행해온 것을 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 통합 논의 과정을 잘 아는 한 인사는 "황 대표가 과거에 대한 한국당의 책임을 공개적으로 거론하고 과거를 교훈 삼아 미래로 나가는 통합을 강조한 것은 자유우파 대통합을 위해 한국당 울타리를 고집하지 않고 통합을 위해 탄핵 찬반 논란을 불문에 부치자는 뜻으로 안다"고 했다.

황 대표가 통합 대상으로 꼽고 있는 유승민 의원 등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현재 보수 개혁을 내걸고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다. 유 의원은 한국당으로 합치는 방식의 통합은 진정한 보수 통합이나 보수 개혁과는 거리가 멀다며 선을 긋고 있다. 그런 만큼 황 대표도 한국당 울타리를 뛰어넘는 새로운 틀의 대통합을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황 대표는 이날 '자유우파 빅텐트'를 언급했다. 그는 "자유우파가 모일 수 있는 빅텐트는 우리 자유대한민국을 살려내는 것이지만 헌법 가치에 충실하게 살려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런 생각을 같이하는 정파가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우리공화당, 시민사회가 있다"고 했다. 유승민 의원이 주장하는 탄핵 인정, 제3신당 등에 대해서는 "탄핵에서 자유로운 분들은 없고 과거를 넘어서 미래로 가야 한다"며 "그 안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황 대표는 이날 '한국당 간판을 내리고 새로운 간판을 달 수 있느냐'는 기자들 물음에 "나라를 살리기 위한 대통합에 필요한 일이 있다면 폭넓게 뜻을 모아갈 것"이라며 "그런 부분도 포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제3지대 대통합, 탄핵 불문, 자유우파 비전 재정립 등 통합 3대 원칙을 황 대표가 세운 것으로 안다"고 했다.

황 대표가 이날 보수 통합 추진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나온 것은 유승민 의원 등이 새로운 제3지대 신당 창당에 나서는 움직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한국당 관계자는 "유 의원 등 바른정당 세력과 통합 없이 보수 진용을 새로 짤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황 대표로서는 유 의원의 제3신당 추진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더는 머뭇거릴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 아니겠느냐"라고 했다. 최근 인물 영입 논란 등 한국당이 각종 악재에 휘말린 상황에서 국면 전환을 위해 보수 통합 카드를 전격적으로 꺼낸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더구나 황 대표의 이날 보수 통합 제안은 통합 대상으로 꼽은 유승민 의원 측과 사전 조율도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가 유 의원 세력과 함께 통합 대상으로 꼽은 우리공화당도 당장 반발하고 나왔다. 더구나 유 의원 세력과 우리공화당은 탄핵 찬반으로 갈라져 서로를 적대시하고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통합의 우선 순위를 따지자면 신당 창당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는 유 의원쪽"이라며 "그동안 양측과 직간접 논의가 있었던 만큼 황 대표가 결단을 내린 점이 중요하다"고 했다.

한편 황 대표는 당초 지난주말 이런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어 보수통합을 공식 제안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한국당 내부에서 일부 이견이 제기돼 보류됐다고 한다. 이에 따라 황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 내용에 따라 한국당 내 반(反)유승민 그룹의 반발 등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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