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건보공단 노조 "민노총 집회 불참하면 벌금"…노조원들 "북한이냐?"

입력 2019.11.05 11:33

일부 지부, 9일 민노총 주최 집회 불참시 벌금
"벌금은 부당" "민주화한다는 노조가 더 독재적" 반발
노조 측 "오랜 전통…집회 참가 독려 차원"
집회 불참 시 징계한다는 규정은 없어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산하 국민건강보험공단 노동조합이 노조원에게 민주노총 집회에 불참하면 벌금을 물리겠다고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직장인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에 올라온 집회 불참 벌금에 대한 비판글. / 블라인드 캡처
직장인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에 올라온 집회 불참 벌금에 대한 비판글. / 블라인드 캡처
5일 건보노조 관계자는 "최근 소속된 지부 노조에서 오는 9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에서 민주노총이 주최하는 ‘2019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를 강제하면서 불참하는 노조원에게는 벌금을 물리겠다고 알려왔다"고 했다. 이 지부는 지난 9월 28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열린 민주노총의 ‘대정부 교섭 승리 총력 투쟁 선포대회’에 나오지 않은 노조원들에게 벌금조로 5만원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건보공단 직원게시판 등에는 "항상 노조 행사에 불참하면 벌금을 내라고 한다" "차라리 불참하고 벌금 내고 만다" "강제 동원 진절머리가 난다" 등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건보노조 관계자는 "노조에 가입돼 월 8만원 정도의 조합비를 내는 것도 비싸다고 생각하는 젊은 노조원이 많은데, 집회 불참에 벌금까지 내라니 불만이 쌓이고 있다"고 했다.

직장인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에도 이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한 건보공단 직원은 "콜센터 정규직화시키려고 하는 집회인 것 같은데, (정규직화를) 반대하는 입장에서 노조가 강제적으로 나와야 한다고 한다"며 "불참하면 벌금 내라는 건 좀 답이 없다(노답)"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에는 "민주화를 위한다는 노조가 더 독재적" "북한이냐?" "돈 내는 데 갑질은 못 할망정 갑질을 당한다" "노조를 탈퇴하자" 등의 댓글이 달렸다.

노조 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전통처럼 받아온 것"이라며 "일괄 기준은 아니고, 일부 지부에서 집회 참가를 독려하는 차원에서 그런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노동계 관계자는 "노조 규약 등으로 정리해 둔 것이 아니라면 문제 소지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현재 건보공단 노조 규약에는 집회 불참에 대한 벌칙 규정은 별도로 마련해 두고 있지 않다. 하지만 규약 89조 징계 항목에 조합의 선언, 강령, 규약, 규정, 결의사항, 직무상 의무 등을 위반한 일에 대해 5만~10만원의 부과금 징계를 내릴 수 있다고 정해 놓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도 징계위원회 의결로 정해지는 것이어서 집회 불참 벌금은 부적절한 조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노조원은 "어떤 규약에 해당해 벌금을 내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노조 측에 질의를 해 둔 상태"라고 했다.

건보노조는 1만 5000여 명의 건보공단 정규직 가운데 1만 3000여 명이 가입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 원주 본사·서울·부산 등 13개 노조 본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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