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환 앞둔 조국...'뇌물죄 적용' 가능성은 어디까지?

입력 2019.11.04 14:54 | 수정 2019.11.04 16:07

조국 전 법무장관이 지난달 24일 아내 정경심씨의 접견을 위해 의왕시 서울 구치소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장관이 지난달 24일 아내 정경심씨의 접견을 위해 의왕시 서울 구치소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장관에 대한 검찰 소환 조사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조 전 장관은 앞서 구속된 아내 정경심(57)씨와 동생 조모(52)씨, 5촌 조카 조범동(36)씨 등의 여러 범죄 혐의에 개입했거나 알고도 묵인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자녀의 허위 인턴증명서 발급, 웅동학원 허위소송 관련 배임과 채무면탈, 아내 정씨의 증거인멸 묵인 등에서부터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있을 때 직무와 관련해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일각에선 뇌물 액수가 100억원을 넘어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고형곤)는 오는 11일로 아내 정씨의 구속기간이 끝나기 전에 조 전 장관을 소환한다는 내부 방침을 세우고, 소환 시기와 방식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과연 조 전 장관에게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까. 혐의가 입증된다면 조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조국 전 법무장관 아내 정경심씨가 지난달 23일 서울중앙지법에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조국 전 법무장관 아내 정경심씨가 지난달 23일 서울중앙지법에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① 정씨의 차명주식 12만주..."민정수석 보고 헐값에 팔았다면 뇌물"
조 전 장관 아내 정씨는 2018년 1월 미공개 정보를 동원해 2차전지 업체 더블유에프엠(WFM) 주식 12만주를 차명 인수(자본시장법 위반)한 뒤 실물증권을 동생(56) 집에 보관하는 수법으로 이를 감춘 혐의(범죄수익은닉법 위반) 등으로 지난달 23일 구속됐다. 검찰은 정씨가 주식을 산 날 청와대 인근 현금입출금기를 통해 조 전 장관 계좌에서 5000만원이 정씨에게 송금된 사실을 파악했다.

정씨가 시가보다 30% 이상, 2억4000만 가량 주식을 싸게 사들인 시점은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으로 있을 때다. 이 같은 특혜성 매수 기회가 당시 민정수석 지위를 보고 준 것이라면 ‘뇌물’에 해당한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한 전직 검사장은 "2차전지 사업은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이고, 민정수석이 담당하는 사정(司正) 업무 범위에는 주가조작 등을 감시하는 금융감독원도 포함돼 있다"면서 "부부는 경제적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만큼 청탁 유무를 떠나 뇌물죄가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금품수수가 공직자의 직무에 관련된 것이면 실제 부정한 영향력 행사가 없더라도 뇌물죄는 성립한다.

②"WFM 무상증여 53억원 포함, 뇌물 115억원" 주장도
시민단체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지난달 16일 조 전 장관과 정씨, 펀드 관계자 등 17명을 115억원대 뇌물 혐의로 고발했다. 센터에 따르면 WFM 전 대표 우모(60)씨는 작년 3월 ‘조국펀드’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에 53억원어치의 주식(110만주)을 공짜로 줬다. 앞서 2017년 10월 조범동씨가 13억5000만원에 산 자동차 부품업체 익성 주식을 40억원에 사들였다. 이런 비정상적 거래가 모두 조 전 장관 영향력을 기대하고 건넨 뇌물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센터 측은 "우씨는 이전부터 허위공시 등으로 200억원대 차익을 얻었는데, 민정수석을 사후대책 삼아 코링크에 경영권을 넘겨준 것"이라고 했다.

회계사인 김경율 전 참여연대 위원장도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지난 9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가 주가 조작에 실패하고 손실이 났을 때, 기적과 같이 ‘귀인’이 나타나 13억5000만원에 산 익성 주식을 40억원에 사주고, 상장사 WFM 주식 53억원 어치를 그냥 줬다"고 했다. 또 "5촌 당숙은 민정수석이 됐고 당숙모는 펀드에 20억 넘게 태우겠다는 딱 그 때를 전후로 한다"고 했다.

이런 의혹이 실제 뇌물죄로 성립하려면 우선 코링크가 누구의 것인지가 분명해져야 한다. 조 전 장관의 아내 정씨가 실소유주일 경우 단순 뇌물죄를, 조씨가 주인일 경우 제3자 뇌물죄를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단순 뇌물죄를 적용하려면 정씨가 실소유주라는 것을 입증한 뒤 조 전 장관의 영향력을 이용하려고 한 증거들이 뒷받침돼야 한다"면서 "제3자 뇌물죄의 경우도 WFM측과 조 전 장관 사이의 부정한 청탁이 확인돼야 하기 때문에 115억원 모두를 뇌물죄로 적용하기엔 쉽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조국 전 법무장관 5촌 조카 조범동씨.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장관 5촌 조카 조범동씨. /연합뉴스
③ 일각선 "뇌물죄 적용 쉽지 않다" 전망도
뇌물 혐의를 적용하기가 만만찮을 것 같다는 시각도 있다. 정씨는 구속 전후 일관되게 사모펀드 관련 혐의를 부인하며 5촌 조카 조씨의 사기 행각으로 피해를 봤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장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정씨가 단순히 조카 조씨를 통해 사모펀드에 투자만 했을 뿐 남편 조 전 장관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면, 별다른 증거없이 정황만으로 조 전 장관에게 뇌물죄를 묻기 어려울 수도 있다"면서 "조 전 장관 계좌에서 나왔다는 돈도 구체적인 송금 목적이나 사용처를 몰랐다면 주식 투자로 직접 연결짓기 어렵다"고 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도 "정씨가 주가조작에 주도적으로 관여한 것이 아니라면 조씨가 ‘사기’ 주장을 방어하려고 수익금을 되돌려준 것일 수도 있다"면서 "이 경우 민정수석 직무와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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