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급락하자… 靑, 조국에 사퇴 날짜 3개 주고 "택일하라"

조선일보
입력 2019.10.15 01:45 | 수정 2019.10.15 16:47

[조국 게이트]

與의원들, 최근 "조국 빨리 정리해달라"… 靑 "10월 안 넘길 것"
文대통령 부정평가 계속 커지고, 민주당·한국당 지지율도 근접
조국, 법무부 국감 하루전 사퇴… '국감 위증땐 처벌' 의식한 듯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에서 특수부 축소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검찰개혁안을 발표한 뒤 마이크에서 물러서고 있다. 조 장관은 이날 오후 전격 사퇴 의사를 밝혔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에서 특수부 축소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검찰개혁안을 발표한 뒤 마이크에서 물러서고 있다. 조 장관은 이날 오후 전격 사퇴 의사를 밝혔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전격 사퇴한 배경에 청와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조 전 장관에게 사퇴 날짜를 셋 주고 택일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장관은 이 중 가장 이른 날인 '14일'을 골라 사퇴를 발표했다고 한다. 여권은 그동안 '조국 수호' 기조를 유지해왔지만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과 대통령 지지율의 동반 하락이 지속되면서 총선에 대한 위기감을 느꼈고, 이에 따라 청와대가 직접 사태 수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장관이 15일 법무부 국정감사 참석에 부담을 느낀 것도 사퇴 결심 이유라는 분석도 있다. 조 전 장관이 사퇴하지 않고 국감에 출석할 경우 야당 의원들의 질문에 답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거짓말할 경우 위증죄로 처벌 대상이 된다.

더불어민주당 친문 핵심 의원은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청와대가 꽤 오래전부터 조 장관 사퇴를 준비하면서 일정을 타진해왔다"며 "사퇴 날짜를 셋 정도 조 장관에게 줬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핵심 인사들 말을 종합해보면 청와대와 민주당 모두 '조국 사태'에 따른 지지율 하락에 큰 위기감을 느꼈다고 한다. 특히 민주당 의원들은 최근 청와대에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등과 잇따라 만나 "빨리 조 장관을 정리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이 6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론이 더 나빠지면 좋을 게 없다는 취지였다. 이 자리에서 한 청와대 인사는 "10월 안에는 정리가 된다. (10월) 말까지도 안 갈 테니 조금만 더 기달려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청와대 역시 조 전 장관의 사퇴 시점이 이달을 넘겨 11월까지 가는 데 대한 부담이 컸던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조 전 장관이 전격 사퇴를 결심한 데에는 이러한 여권 주류의 기류 변화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조 장관이 어제(13일) 고위 당정청 회의가 끝나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며 "(조 장관이) 정부에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 컸던 것 같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미리 상의했다거나 그런 게 아니라 조 장관 결단이었다는 점 말씀드린다"고 했다. 홍익표 당 수석 대변인은 "이해찬 대표에게는 (사퇴 발표) 직전에 연락한 것 같다"며 "당과 사전에 협의하거나 한 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당·청의 최근 기류 변화와 관련해 민주당 관계자는 "갈수록 여론이 악화되는 데다 검찰 수사가 길어지는 등 '조국 사태'에 대한 부담감이 한계로 작용했다는 판단을 당·청이 한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실제 '조국 정국'을 거치며 당·청 지지율은 지속 하락세를 보였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7~8일, 10~11일 전국 250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민주당(35.3%)과 자유한국당(34.4%) 지지율은 문재인 정부 들어 최소 격차로 좁혀졌다. 특히 일간 집계로 보면 지난 11일 민주당이 33.0%, 한국당이 34.7%로 한국당이 현 정부 들어 처음으로 민주당을 앞섰다.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41.4%, 부정 평가는 56.1%로 각각 최저치와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조 전 장관 사퇴에는 15일 열리는 법무부 국정감사 일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야당은 국감을 통해 조 전 장관 일가(一家)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하는 집중 공세를 벌일 방침이었다. 여권 관계자는 "야당이 '제2의 조국 청문회'를 벼르는 상황에서 조 장관 부담이 컸을 것"이라고 했다. 야권 관계자는 "의혹이 구체화된 상황에서 조 장관이 국감장에서 자신이나 가족과 관련해 위증한다면 고발당할 가능성도 있었다"고 했다. 국감 위증죄는 가중처벌하기 때문에 벌금형이 없고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으로 형사 처벌한다. 조 전 장관이 검찰 개혁과 관련해 연이어 일정을 잡은 것도 사퇴를 염두에 둔 절차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조 전 장관은 13일 검찰 개혁을 위한 고위 당정청 회의를 주도했고, 사퇴 발표 약 3시간 전인 14일 오전 직접 검찰 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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