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여덟의 서희는 아름다웠다… 인물로 읽는 '토지'

입력 2019.10.12 03:00 | 수정 2019.10.15 10:18

'토지 인물열전'
토지 인물열전|토지학회 편저|마로니에 북스|408쪽|1만8000원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 22명에 대한 평전이다. 700여 명의 등장인물 중 최서희와 김길상을 비롯한 주요 인물 열전을 펼친다. '토지학회'가 선정한 박경리 문학 연구자들이 저마다 해설한다. 등장인물의 생애를 꼼꼼하게 재구성하거나, 소설 속 인물이 다른 인물을 추억한다.

'토지'는 경남 하동 평사리의 대지주 최참판댁의 영욕을 다루면서 1897년부터 1945년까지 한국 근현대사를 형상화했다. 박경리는 '토지'를 통해 역사에 앞서 인간 탐구를 시도했다. "제 소설을 두고 역사를 많이 운운하지만 작가의 입장에서 저는 작품을 쓸 때 미리 어떤 역사적인 사실을 전제해두고 거기에 맞추어 넣지는 않아요. 사람 하나하나의 운명, 그리고 그 사람의 현실과의 대결을 통해서 역사가 투영됩니다. 백 사람이면 백 사람을 모두 이렇게 주인공으로 할 경우 비로소 역사라는 것이 뚜렷이 배경으로서 떠오르게 되지요."

주인공 최서희의 삶은 이렇게 요약된다. '서희는 자신의 명석함을 오로지 야심과 집념의 도구로 삼을 뿐 현실에 대해 냉혹하기만 하다. (중략) 마흔여덟의 서희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고귀하고 위엄에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외로워 보였다. 가장 아름답고 중요한 청년기를 사랑보다는 증오감으로 또 민족에 대한 배신 속에서 보냈다. (중략) 오십을 갓 넘긴 서희는 아름다웠으나 몹시 수척했다. 그리고 어느 날, 평사리에서 서희는 해방 소식을 듣는다. 순간 서희는 자신을 휘감은 쇠사슬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땅에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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