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노조원, 타워크레인 점거로 18일째 공사 중단…"민노총 때문에 하청업체만 죽어나"

입력 2019.10.06 18:18

민주노총 노조원 타워크레인 점거로 18일째 공사 멈춰
"건설노조 때문에 중소업체 쓰러져"… 청와대 국민청원도
건설업계 "건설 현장선 민주노총이 무소불위 권력"

광주광역시 한 아파트 재개발 공사 현장에서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외국인 근로자 대신 지역 주민을 고용하라며 파업에 들어간 뒤 타워크레인을 보름 넘게 점거해 공사가 사실상 전면 중단됐다.

지난달 23일 광주광역시 임동의 한 건설 현장을 점거하고 있는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카고크레인 진입을 막으면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전국철근콘크리트연합 제공
지난달 23일 광주광역시 임동의 한 건설 현장을 점거하고 있는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카고크레인 진입을 막으면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전국철근콘크리트연합 제공
6일 경찰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지난달 19일부터 이날까지 18일째 광주광역시 임동2재개발구역 아파트 건설 현장 내 타워크레인 2대를 점거 중이다.

아파트·빌딩 등 고층건축물의 골조(骨組)를 올리는 역할을 하는 타워크레인이 멈춰서면서 공사는 사실상 전면 중단됐다. 하도급사에 따르면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현장 타워크레인 2대를 점거하고, 출입구에 컨테이너를 설치해 자재와 장비 반입을 막고 있다고 한다. 하도급사 관계자는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타워크레인을 대체하기 위해 건설사에서 고용한 소형 ‘카고 크레인(크레인이 장착된 트럭)’ 진입도 막고 있다"며 "경찰의 조치로 겨우 현장에 들어온 일부 카고크레인 기사들에겐 욕설과 협박을 퍼부어 제 발로 현장을 떠나도록 한다"고 했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불법 체류 외국인 노동자를 색출한다’는 명목으로 외국인 근로자들의 신분증 검사까지 벌이고 있다는 게 하도급사의 주장이다. 실제 이 과정에서 지난달 16일 민주노총 조합원 3명이 베트남 출신 외국인 근로자 1명을 폭행한 혐의로 광주 북부경찰서에 입건됐다.
하도급사에 따르면 임동2재개발구역에서 공사가 하루 늦춰질 때마다 추산되는 피해액은 약 2억원. 2주 이상 점거가 지속되면서 벌써 20억원이 넘는 피해가 발생했다고 한다. 사업 주체인 재개발조합은 건설사 측에 "공기 지연의 책임은 전적으로 귀사에 있다"는 공문을 보냈다. 조합 측은 신속히 공사가 재개되지 않을 경우 지체 보상 청구뿐 아니라 계약 해지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김양록 전국철근콘크리트연합 회장은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과 통화에서 "민주노총의 점거 사태로 공사가 전면 멈춘 상황인데 발주처인 조합 측에서는 공사 기일을 맞추라고 압박하니 하청업체들만 죽어나는 꼴"이라고 했다. 전국철근콘크리트연합 측은 민주노총의 건설 현장 불법 행위가 지속될 경우 조합원들을 상대로 고소·고발 등 법적 절차에 돌입할 방침이다.

민주노총이 광주광역시 임동의 한 건설현장을 점거하면서 공사가 전면 중단된 가운데, 지난달 27일 조합 측에서 이곳 건설사에 공사를 촉구하는 공문을 보내왔다. /전국철근콘크리트연합 제공
민주노총이 광주광역시 임동의 한 건설현장을 점거하면서 공사가 전면 중단된 가운데, 지난달 27일 조합 측에서 이곳 건설사에 공사를 촉구하는 공문을 보내왔다. /전국철근콘크리트연합 제공
건설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의 점거 사태는 지난달 노사 간 임금 협상이 결렬되면서 불거졌다고 한다. 지난 6월 민주노총은 건설 현장 형틀 목수 기능공의 일당을 기존 21만 5000원에서 23만 5000원으로 인상하고, 외국인 불법 고용 근절과 내국인 고용 촉구를 제안했다. 그러나 건설사 측은 건설경기 악화를 이유로 민주노총의 요구안을 거절했다. 지난 6~8월 열린 6차례 단체교섭과 지난달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에서 합의에 실패하자 민주노총은 파업에 돌입해 ‘타워크레인 점거’에 나섰다.

그러나 민주노총 측은 임금 협상과 이번 사태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임금 협상 결렬에 따라 타워크레인을 점거했다는 얘기는 건설사들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우리의 요구 사항은 건설 현장에 만연한 불법 외국인 노동자 고용 문제 해결과 지역민 고용 대책 마련"이라고 밝혔다.

건설업계에서는 "건설 현장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무소불위 권력을 지녔다"는 얘기가 나온다. 앞서 한 중소건설사 대표는 지난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건설노조의 악질적인 행위에 중소 건설업체들이 쓰러져 나가고 있다"는 호소글을 썼다. 청원인은 "회사 현장에 8개의 건설노조와 3개의 타워크레인 노조가 노조원 채용을 강요하고 있다"며 "노조원 채용을 거부하면 여러 가지 악질적인 행위를 일삼으며 현장을 압박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동조합은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 꼭 필요한 집단이지만, 저렇게 변질된 노동조합은 노동조합으로 인정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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