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자금 2억 더 모아라"에 일본 발칵… 한국은 3억이 부족합니다

조선일보
입력 2019.06.18 03:00 | 수정 2019.06.18 14:04

일본 노부부, 공적연금 月210만원 타고 저축 2억있어도 모자란데
한국은 국민연금 등 월수입 130만원… 19년간 매달 113만원 부족

일본 금융청이 "100세 시대 노후 자금으로 2억원을 더 저축하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해 아베 정권이 역풍을 맞고 있다. 일본 정부는 뒤늦게 정부 정식 보고서로 채택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야당은 연금정책 실패 책임을 국민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이 문제를 다음 달 참의원 선거의 쟁점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교도통신은 최근 여론조사 결과, 아베 내각 지지율이 47.6%로 한 달 전보다 2.9%포인트 떨어졌다고 16일 보도했다. 일본 노년층이 노후 자금으로 2억원을 저축해야 한다면 우리 노년층은 얼마를 준비해야 할까.

"우린 3억3000만원 부족"

본지가 17일 일본연금 전문가인 한신대 배준호 명예교수(국민연금연구심의위원장 역임)에게 의뢰해 일본 금융청이 계산한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우리나라 노후 자금을 추계해봤다. 그 결과, 우리의 경우 노후 자금으로 3억3000만원을 더 준비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금융청 전제대로 우리나라 65세 이상 남편, 60세 이상 아내가 둘 다 무직이라고 가정할 경우 이들의 평균적인 수입은 국민연금 45만원, 기초연금 40만원 등 공적연금 85만원, 임대소득 등 기타 21만원 등이다. 여기에 평균 저축액 5371만원을 부부가 함께 사는 19년간 월 24만원씩 쪼개 쓴다고 가정할 경우 부부 수입은 월 130만원이다.

한, 일 노후 자금 부족액 비교표

반면 국민연금연구원의 2017년 노후준비실태조사에서 응답자들이 생각한 부부의 월 적정 생활비는 243만원(단독 가구 154만원)이었다. 부부의 남은 기대여명(65세 남자 19년, 60세 여자 27년)을 감안하면 부부가 둘 다 생존하는 19년 동안 월 113만원, 아내만 생존하는 8년간 월 76만원씩 부족한 것이다. 결국 부부 생존 기간에 2억5764만원, 아내 혼자 생존 기간에 7296만원 등 3억3060만원의 노후 자금이 부족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노후준비실태조사에서 나온 최소 부부 생활비 월 176만원, 단독 가구 월 108만원을 대입해도 1억3560만원이 부족한 것으로 추계됐다.

한·일 양국의 이 같은 차이는 기본적으로 노년에 받는 연금액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일본 노년 부부의 경우 국민연금(우리의 기초연금)과 후생연금(우리의 국민연금)을 합해 19만1880엔(약 210만원)을 받지만 우리 노년 부부는 기초연금 40만원, 국민연금 45만원 등 85만원을 받는 데 그친다. 우리 국민연금은 1988년 시작했지만, 일본 후생연금은 1942년 도입됐다.

또 일본 후생연금의 경우 보험료율이 소득의 18.3%인 반면, 우리 국민연금은 1998년 이후 20년째 소득의 9%로 변함이 없다. 일본은 국민연금 보험료율이 우리의 배가 넘는 것이다.

"우리 노년층 평균 73세까지 일해"

배 교수는 "일본 노년층의 경우 가구 평균 저축액이 2484만엔이라 부족한 노후 자금 2000만엔을 충당할 수 있다"며 "반면 우리 노년층은 평균 5371만원의 저축액을 부부가 생존하는 19년 동안 나누어 쓴다고 가정했는데도 3억3000만원 정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배 교수는 "앞으로 수명이 더 늘어날 상황까지 고려하면 우리의 경우 추가로 1억~1억5000만원, 합해서 4억3000만~4억8000만원 정도가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 교수는 "이렇게 노후 대비가 부족하다 보니 우리 노년층은 70대 전반까지(실질 은퇴 연령 남성 72.9세, 여성 73.1세) 근로시장에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결국 OECD 국가 중 고령 근로자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가 된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택연금을 활성화하면 노후 자금 부족분을 상당 부분 메울 수 있다고 배 교수는 말했다. 주택연금 평균 수급액(2018년 기준 월 73만원)을 받을 경우 노년 부부의 부족액을 3억3000만원에서 9400만원 정도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노년층의 경우 집 하나는 자녀에게 물려주겠다는 의식이 강해 주택연금 가입이 현재 6만여명에 그치고 있다. 주택연금은 부부 중 한 명이 60세 이상이고 부부 기준 9억원 이하 주택을 갖고 있으면 가입할 수 있다.

배 교수는 "국민연금을 지금(월평균 45만원)보다 월 15만원 정도 더 올리고 기초연금 30만원에다 주택연금을 더하면 어느 정도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며 "그러려면 당연히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우선 정년 연장 등을 통해 실질적인 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늘리고 사각지대를 해소해나가는 등 공적연금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 노년층은 주택 등 부동산을 많이 갖고 있으므로 주택·농지 연금을 활성화해 부족한 연금을 보충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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