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바꾼 국방부 "日에 초계기 근접비행땐 군사 조치, 통보했다"

입력 2019.04.22 17:19 | 수정 2019.04.22 18:04

오전엔 "日 측에 통보한 적 없다"더니…오후엔 "군사 조치와 기조는 설명했다"

2018년 12월 20일 동해상 한·일 중간 수역에서 한국 해군 광개토대왕함이 항해하는 가운데 위로 일본 해상 자위대 초계기 P-1의 날개와 동체가 보이고 있다. 일본 방위성은 관련 동영상을 공개하며 “광개토대왕함이 일본 초계기를 향해 무력 사용을 가정한 사격 통제 레이더를 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우리 군은 “일본 초계기에 추적 레이더를 운영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초계기가 광개토대왕함 150m 위를 저공비행하는 ‘위협 행동’을 했다”고 반박했다. /일본 방위성
2018년 12월 20일 동해상 한·일 중간 수역에서 한국 해군 광개토대왕함이 항해하는 가운데 위로 일본 해상 자위대 초계기 P-1의 날개와 동체가 보이고 있다. 일본 방위성은 관련 동영상을 공개하며 “광개토대왕함이 일본 초계기를 향해 무력 사용을 가정한 사격 통제 레이더를 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우리 군은 “일본 초계기에 추적 레이더를 운영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초계기가 광개토대왕함 150m 위를 저공비행하는 ‘위협 행동’을 했다”고 반박했다. /일본 방위성
국방부는 22일 오후 일본 초계기가 한국 함정에 근접비행할 경우 지침에 따라 강력한 군사적 대응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사를 일본 측에 전달한 게 맞는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군이 (일본 측에) 통보했다는 것은 사실 무근"이라고 밝힌 지 3시간만에 입장을 바꾼 셈이다.

국방부는 이날 '레이더 조사(照射·레이더를 비추어 쏨)를 경고하는 한국군의 신 지침, 안보협력에 그림자'란 제목의 일본 요미우리신문의 기사와 관련해 입장 자료를 내고 "국방부는 한·일 간 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해 우리 군의 군사적 조치와 기조에 대해 일본 측에 설명한 사실이 있다"고 했다. 다만 "작전 세부절차 등 대응 매뉴얼을 일측에 공개한 사실은 없다"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작전보안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

앞서 요미우리신문은 복수의 한·일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한국군이 일본의 군용기가 한국 함정으로부터 3해리(약 5.5km) 이내로 접근하면 사격용 화기관제레이더를 사용해 경고 사격을 하는 등 새로운 지침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는 "일본 정부는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한국에) 철회를 요청했고, (한·미·일 3국 간) 대북 연대를 중시하는 미국도 (한국에) 우려를 전했다"고 밝혔다.

이 보도에 대해 노재천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군이 통보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김준락 합참 공보실장도 같은 질문에 "현재까지 확인한 결과 관련 매뉴얼에 대해 일본 측에 통보한 바 없다"고 했다.

일본 측이 "3해리 이내로 근접시 사격용 관제레이더를 비출 것임을 한국 측이 통보했다"고 주장한 것을 우리 정부 관계자가 "통보한 바 없다"고 일축하면서 '진실공방'으로 번지는 양상이었다.

그러나 국방부는 브리핑 3시간 뒤인 오후 1시 20분 쯤 '일 측에 군사적 조치와 기조는 설명했다'는 입장 자료를 냈다. 대략적인 기조는 설명했지만, 메뉴얼의 상세 내용은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방부의 이같은 입장 선회는 '매뉴얼 통보'를 놓고 한·일 간 진실 공방이 다시 펼쳐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방부는 새 레이더 지침을 지난 1월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더 조사 문제로 한·일 정부 간 설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경두 장관은 자위대 초계기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해군에 주문했다. 정 장관은 지난 1월 26일 해군 작전사령부에서 "일본 해상초계기의 4차례 위협비행은 세계 어느 나라의 해군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매우 위협적인 행위"라면서 "정상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우리 장병의 안전을 위협하는 어떠한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새 레이더 지침엔 다른 나라 초계기가 한국 함정과 일정 거리 안으로 진입하면 경고통신을 강화하거나 함정에 탑재된 대잠수함 탐색용 링스 헬기를 기동하는 방안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지난 1월 중순 주한 일본 무관을 불러 이같은 방침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당시 일본 측에 저공 위협 비행을 중단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할 것을 요구했다"면서 "향후 유사 상황 발생 시 우리의 행동 규칙에 따라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군 관계자는 또 일본 측이 우리 정부에 '새 레이더 지침'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는 보도와 관련, "지난 4월 중순 열린 비공개 실무회의에서 일본 측이 이같은 요청을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우리가 만약 군사적 기조를 철회한다고 하더라도 일본 측에 통보할 사안은 아니라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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