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피아 國家' 러시아… 범죄조직 5000개·30만명

입력 2015.03.03 03:05

"푸틴 政敵 넴초프 피살, 매우 잘 준비된 살인"
총기 소유 불법이지만 살인 피해자 美의 2배
신흥 재벌·정권과 결탁… 청부살인·마약밀매 관여

러시아 언론은 지난 27일 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政敵) 보리스 넴초프(55)가 살해되는 시간대에 현장 주변을 찍은 폐쇄회로(CC)TV 화면과 사진들을 2일 공개했다. 크렘린궁과 약 200m밖에 떨어지지 않은 모스크바 중심가로, 괴한이 총을 쏠 무렵에도 주변엔 지나는 차량이 많았다. 괴한이 쏜 6발 중 4발이 넴초프에게 순식간에 명중했고, 그중 한 발은 심장, 한 발은 머리를 관통했다.

1일 플래카드와 깃발을 든 시민들이 모스크바의 대표 관광 명소 바실리크 대성당 주변을 행진하고 있다. 플래카드엔 “이 총탄은 우리 모두를 향한 것이다” “영웅은 결코 죽지 않는다”고 적혀 있다. 이들은 지난 27일 모스크바 도심에서 살해된 야당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 전 러시아 부총리를 추모하기 위해 모였다. ‘푸틴 최대의 정적(政敵)’이라 불리던 넴초프가 바실리크 대성당에서 멀지 않은 크렘린궁 부근에서 괴한 총에 맞고 살해된 이후, 러시아에선 추도 집회가 잇따라 열리고 반(反)푸틴 시위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일 플래카드와 깃발을 든 시민들이 모스크바의 대표 관광 명소 바실리크 대성당 주변을 행진하고 있다. 플래카드엔 “이 총탄은 우리 모두를 향한 것이다” “영웅은 결코 죽지 않는다”고 적혀 있다. 이들은 지난 27일 모스크바 도심에서 살해된 야당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 전 러시아 부총리를 추모하기 위해 모였다. ‘푸틴 최대의 정적(政敵)’이라 불리던 넴초프가 바실리크 대성당에서 멀지 않은 크렘린궁 부근에서 괴한 총에 맞고 살해된 이후, 러시아에선 추도 집회가 잇따라 열리고 반(反)푸틴 시위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AP 뉴시스

대담한 범행에 대해 러시아 전직 보안요원인 게나디 구드코프는 2일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매우 잘 준비된 살인"이라며 "그 뒤에 영향력 있고 강력한 조직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넴초프 피살을 계기로 러시아 범죄조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전 푸틴 정적들과 올리가르히(신흥 재벌)의 잇따른 죽음에도 이들이 관여돼 있다는 의혹 때문이다. 미국 CBS 등에 따르면, 흔히 '러시아 마피아' '붉은 마피아' 등으로 불리는 러시아 범죄조직은 약 5000개로 조직원만 30만명에 이른다. 이들은 청부 살인뿐 아니라 자금 세탁과 마약 밀매 등 각종 범죄에 관여하고 있다.

피살된 러시아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 전 부총리를 추모하기 위해 모스크바 중앙광장으로 모여든 시민들이 1일 그의 사진 앞에 헌화하고 있다.
피살된 러시아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 전 부총리를 추모하기 위해 모스크바 중앙광장으로 모여든 시민들이 1일 그의 사진 앞에 헌화하고 있다. /AP 뉴시스

러시아는 기본적으로 총기 소유가 불법이다. 사냥·자기 보호 등 특별한 사유에 한해서만 총기를 가질 수 있다. 그럼에도 인구 10만명당 살인 피해자가 9.2명으로 총기가 합법인 미국(4.7명)의 2배에 달한다.

러시아 범죄조직은 1990년대 이후 공기업 민영화 과정에서 부(富)를 축적하기 시작한 올리가르히와 결탁해 경쟁 기업의 핵심 인물을 살해하는 업무 등을 담당하며 성장했다. LA타임스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은행원 10명이 살해되는 등 1993년 한 해 동안 피살된 러시아 기업인이 100~150명에 이른다"며 "친한 사람들 사이에선 '보드카 한 병 값이면 청부 살해가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돌 정도였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마피아 계보도

구소련 연방국 출신도 대거 범죄조직에 가담했다. 특히 러시아와 전쟁을 치른 체첸의 분리독립주의 세력이 자금 조달을 위해 청부 살해에 나서기도 한다. 이 때문에 체첸은 '러시아의 시칠리아(이탈리아 마피아 본거지)'로 불리기도 한다.

러시아 조직범죄는 2000년 KGB 출신인 푸틴의 집권으로 더욱 활발해졌다. 로이터통신은 "푸틴은 조직범죄를 대대적으로 소탕한 뒤, 이들을 몰래 풀어주면서 결탁하는 방식을 취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서방 외교관들은 러시아를, 푸틴을 정점으로 정부 관료와 올리가르히, 범죄조직이 함께 움직이는 사실상의 '마피아 국가(Mafia State)'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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