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국가영어능력평가 꼭 시행돼야

조선일보
  • 차경환 중앙대 사범대학장·영어교육과
입력 2013.03.11 03:05

차경환 중앙대 사범대학장·영어교육과
차경환 중앙대 사범대학장·영어교육과
세상에 완벽한 시험은 없기에 시험을 불완전한 예술이라고 한다.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도 예외일 수 없다. 그러나 NEAT는 3가지 이유로 꼭 시행돼야 한다.

첫째, NEAT는 4가지 기능(듣기·말하기·읽기·쓰기)을 고루 평가하는 시험으로 영어 교육 이론에도 맞고, 시대 조류를 반영해 교과서 영어 교육과정도 그렇게 진행되고 있다. 토플(TOEFL)도 그런 추세를 반영해 네 기능을 평가하고 있다. NEAT가 대입에 적용되면 학생들은 긍정적인 시험의 환류 효과(washback effect)를 수업 현장에서 누릴 수 있고, 영어 말하기 능력과 자신감을 키울 수 있다.

둘째, 언어는 동전의 양면과 같이, 한쪽 능력만으로는 부족하다. 현행 수능은 듣기·읽기 위주의 '수용적 기능'만을 평가하는 시험으로 말하기·쓰기와 같은 생산적 기능을 평가하지 못하는 단편적 평가다. 수능은 1993년부터 시행되어 이미 20년이 흘러 문항이 고정화되어 참신한 문항을 창안하기도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수험생이 수능 듣기 문항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하더라도 언어 현장에서 듣기 능력을 잘 발휘한다고 기대할 수도 없다.

셋째, NEAT는 지난 6년간 200여명의 전문 연구진이 참여했고, 총 570억원의 개발비가 투여된 경쟁력 있는 국가사업이다. 또한 첨단 IT기술이 도입된 클라우딩 컴퓨터 기술을 활용하는 시험으로, 이 기술이 우리나라에서 정착되면 특허로도 등록되어 일본, 중국, 대만 등 우리나라와 비슷한 영어 교육 환경을 갖고 있는 나라에 수출도 가능한 효자 산업이 될 수 있다.

교육 정책은 정권의 바뀜에 관계없이 백년대계(百年大計)의 지속성과 안정성을 지녀야 한다. 국민의 세금으로 개발된 NEAT는 국민의 것이지, 시험 시행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것도 아니고, 주무 기관인 교육부의 소유도 아니다. 이런 관점에서 대학 입학시험 정책을 결정하는 기관에서는 소수의 의견이나 학부모들의 표를 의식한 결정을 내리기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학생들의 영어 학습의 효율성 차원에서 NEAT의 미래를 고려하여야 한다. 학부모들도 '쉬운 시험'보다는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시험'을 선택하는 선견지명이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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