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세상] 테크노마트 공포의 600초… "건물 上下로 울렁울렁, 살다살다 처음"

조선일보
입력 2011.07.06 03:06

[500명 대피 소동… 무엇이 테크노마트를 흔들었나]
좌우로 흔들린것도 아니고 - 지진 7.0 이상 견디게 설계, 강풍엔 옆으로 흔들리는 구조
각자 알아서 대피 - "대피하라" 안내 방송도 없어… 입주자들, 트위터 등으로 알아
지반의 문제인가 - "18층 이상의 일부층만 흔들… 지반문제 가능성 현재는 적어"
구조적 문제인가 - 4개월전 안전진단은 OK 받아 "폭발·기둥 연결에 하자 가능성"

5일 오전 10시 7분쯤 서울 광진구 구의동 테크노마트 사무동 건물이 10분여간 흔들려 입주민과 방문객 50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광진구청은 테크노마트 건물 전체 입주민에게 3일간 퇴거 명령을 내리고 정밀 안전진단에 들어갔다.

◆입주자 대부분이 진동 느꼈다

이 건물 20층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이모(35)씨는 "건물이 위아래로 울렁거리는 느낌이 들어 사무실 직원 60여명과 함께 엘리베이터로 대피했다"고 말했다. 흔들림은 생수통 물과 화분의 잎이 약간 흔들리는 정도였다고 한다. 건물이 흔들렸다는 소식은 트위터 등을 통해 급속히 확산됐다. 직장인 김모(40)씨는 "소방용 엘리베이터까지 대피하는 사람들로 붐볐지만 대피 안내 방송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全입주민에 3일간 퇴거명령… 5일 오전 위아래로 10여분간 흔들려 입주민과 방문객 500여명이 대피한 서울 광진구 구의동 테크노마트 건물 모습. 지상 39층 높이의 이 건물은 1998년 철골 구조로 지어져 진도 7.0 이상의 지진에도 견디도록 설계돼 있지만, 이날 원인 모를 진동으로 대소동이 벌어졌다. 서울 광진구청은 테크노마트 건물 전체 입주민에게 3일간 퇴거명령을 내리고 정밀 안전진단에 들어갔다. /전기병 기자 gibong@chosun.com
全입주민에 3일간 퇴거명령… 5일 오전 위아래로 10여분간 흔들려 입주민과 방문객 500여명이 대피한 서울 광진구 구의동 테크노마트 건물 모습. 지상 39층 높이의 이 건물은 1998년 철골 구조로 지어져 진도 7.0 이상의 지진에도 견디도록 설계돼 있지만, 이날 원인 모를 진동으로 대소동이 벌어졌다. 서울 광진구청은 테크노마트 건물 전체 입주민에게 3일간 퇴거명령을 내리고 정밀 안전진단에 들어갔다. /전기병 기자 gibong@chosun.com
이 건물을 관리하는 프라임산업 관계자는 "미세한 진동이 있었지만 대피 안내 방송을 할 정도는 아니었다"며 "최초 진동이 있은 뒤 2차 이상 징후가 없었기 때문에 일시적 진동 현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상 39층의 이 건물은 평소에도 강한 바람이 불면 내진(耐震) 설계에 따라 좌우로 흔들리도록 지어졌다. 입주민들에 따르면 이번 진동은 18~39층에서 주로 느껴졌다. 저층인 7층과 9층에서 진동을 감지했다는 사람도 있다. 22층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최모씨는 "가끔 좌우로 흔들림을 느낄 때는 있었지만 위아래로 흔들린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지진이 난 줄 알았다"고 말했다. 최씨는 "당시 빨리 걷거나 전화를 받던 사람들은 진동을 못 느꼈다고 했지만, 가만히 앉아 있던 사람들은 거의 모두 진동을 느꼈다"고 했다.

그래픽=이철원 기자 burbuck@chosun.com
그래픽=이철원 기자 burbuck@chosun.com

◆상하 진동의 원인은?

전문가들은 이번 진동이 안전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원호 대한건축학회 부회장은 "설계도를 보지 않아 정확히 판단하긴 어렵지만, 기둥 간격이 넓다면 기둥과 기둥 사이에서 바닥을 구성하는 수평 슬래브가 상하로 흔들릴 수 있다"며 "기계실의 기계가 작동할 때 진동이 발생하는데 이를 막는 방진 패드나 스프링 등 진동제어장치에 결함이 생기면 건물에 상하 진동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지반에 문제가 있으면 건물 전체에 진동이 있어야 하는데 일부 층에서만 진동이 느껴졌다면 지반 문제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용도 변경 등으로 처음 설계와 다른 하중 조건이 생기면 진동이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5일 밤 9시쯤 서울 광진구 구의동 테크노마트 건물 지하 6층 기계실에서 한국시설안전공단 관계자가 건물이 침하됐는지 점검하고 있다. 이 건물은 이날 오전 위아래로 흔들려 입주민들에게 3일간 퇴거명령이 내려졌다. /뉴시스
5일 밤 9시쯤 서울 광진구 구의동 테크노마트 건물 지하 6층 기계실에서 한국시설안전공단 관계자가 건물이 침하됐는지 점검하고 있다. 이 건물은 이날 오전 위아래로 흔들려 입주민들에게 3일간 퇴거명령이 내려졌다. /뉴시스

◆구조적 결함 가능성 있나

전영철 대한건축사협회 이사는 "일정 층에서 진동이 일어났다면 구조적 결함과 부분적 충격의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진동이 발생한 층의 보와 기둥 연결 부위에 하자가 생겼을 가능성과, 건물 내부에 가스폭발 등 작은 폭발이 일어나 일시적으로 흔들렸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 이사는 "철근·철골 구조물은 한번에 무너지지 않고 일부가 흔들리거나 철골이 소리를 낸다든지 하는 전조단계가 있기 마련"이라며 "전에도 철골에서 '뻑 뻑' 하는 소리가 났거나 금이 갔다든지 하는 문제가 있었다면 붕괴나 안전사고의 전조단계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안전진단 제대로 했나

이 건물은 1998년 철골구조로 완공됐으며, 진도(震度) 7.0 이상 지진에도 견디도록 내진 설계가 돼 있다.

지난 3월 안전진단업체에 의뢰한 육안(肉眼) 안전검사 결과 이상이 없다는 판정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년에 두 차례 실시하는 육안 안전검사는 전문가가 기둥·벽·보 등의 균열을 살펴 안전 여부를 판단하는 검사다. 광진구청에 따르면 2008년 실시한 정밀 안전진단에서도 이 건물은 B등급 판정을 받았다. A~C등급은 건물 안전에 이상이 없다는 뜻이고, D등급은 보수·보강을 해야 사용할 수 있다는 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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