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코 크로캅(32, 크로아티아)이 12월 31일 프라이드 남제(男祭)에서 '의문의 X맨'을 상대로 최강의 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크로아티아 일간지 '주타른지'와 인터뷰에서 크로캅이 수술 후 회복 중인 왼발의 상태를 고려해 "남제 경기에서 하이킥을 차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크로캅의 이번 상대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미지의 파이터, 국내에서는 'X맨'이라 부르고 있다. DSE의 사카키바라 노부유키 대표가 일본의 한 격투기월간지와 인터뷰에서 "미르코 크로캅의 상대로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줄 뉴페이스가 12월 31일 출전한다"고 말한 것이 X맨 논의의 발단이 됐다.

국내 격투기팬들은 X맨의 후보로 마이크 타이슨, 밥 샙 등을 꼽았다. 재계약을 이유로 K-1 월드그랑프리 리저브매치 출전을 거부한 최홍만과 태국에서 무에타이 훈련하는 장면이 포착된 축구선수 나카타 히데토시가 X맨일지 모른다는 의외의 의견도 제기됐다.

그러나 크로캅이 전력을 다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문의 X맨'이 크로캅을 위협할 정도의 강자가 아닐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일발 필살의 하이킥을 쓰지 않겠다는 것은 차포 떼고 장기를 두겠다는 것.

지난해 남제 마크 헌트戰에서 발목 부상에도 불구하고 레슬링 슈즈를 신고 링에 올라 하이킥과 엑스킥을 시도하며 KO승을 노리던 크로캅의 모습과는 확실히 대조된다.

"시합은 전쟁"이라며 유달리 승부에 집착하는 그가 하이킥을 봉인하겠다고 밝힌 것에는 나름 이유가 있을 법하다.

최근 미국의 뉴스사이트 파이트스포츠는 크로캅의 상대로 바비 올로건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이미 DSE와 계약이 마무리 단계에 와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X맨이 줄 수 있는 충격의 범위를 일본으로 한정짓고 하이킥을 봉인하겠다는 크로캅의 발언을 고려했을 때 현재까지 거론된 X맨 후보들 중에선 가장 설득력이 높다.

크로캅은 내년 초 에밀리아넨코 효도르와 헤비급 타이틀전을 기다리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내년 2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프라이드 33에서 효도르와 크로캅의 2차전이 내정돼있다.

지난해 8월 효도르와의 경기에서 판정패한 바 있는 크로캅에게 이번 타이틀전은 두 번 다시 찾아오지 않을 일생일대의 기회다. 굳이 남제에서 강자와 격돌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지난 10월 말 왼발에 부러진 뼈조각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크로캅은 내년 초 효도르와의 대결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12월 31일 컨디션을 점검할 수 있는 정도의 상대와 경기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