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수권대회에서 질때가 다시 떠올랐지만 선수들이 이길수 있다는 의지를 가질 것으로 생각했다”

김명수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은 3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 라얀체육관에서 열린 제15회 아시안게임 첫 경기에서 대만에 극적인 3-2 역전승을 올린 뒤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한국은 지난 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7년만에 처음으로 대만에 2-3으로 패하는 수모를 당했기 때문이다.

아시안게임에서도 졌다면 2연패를 당하며 현재 일본에 8연패를 당했듯이 자칫 ‘대만 징크스’에 빠질 뻔도 했다.

다행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당한 패배를 되갚으려고 20여일 넘게 비디오로 상대를 철저히 분석하고 수비훈련에 집중한 것이 값진 열매를 낳았다.

한국은 이날 리시브 등 수비불안을 보이며 1, 2세트를 잇따라 내줘 세계선수권대회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 했다.

당시 대만의 빠르고 다양한 공격과 탄탄한 수비 조직력에 고전을 면치 못했고 선수들은 손발이 맞지 않아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하지만 설욕을 다짐한 선수들은 위기에서 투지를 발휘했다.

한국은 3세트에 라이트 황연주(19점.흥국생명)의 강타가 터지면서 한 세트를 만회했고 4세트에는 ‘거포’ 김연경(22점.흥국생명)이 펄펄 날아 승부를 마지막 세트로 몰고갔다.

대만은 청소년시절부터 국가대표로 국제대회를 뛰면서 오랫동안 팀워크를 다져와 조직력이 탄탄했지지만 허점은 있었다.

선수들의 평균 연령이 22세로 젊어 노련미가 부족하기 때문에 위기에서 급격히 무너졌던 것.

5세트에서 한국은 4-6으로 뒤지다 김연경의 강타를 앞세워 순식간에 9-6으로 뒤집어 짜릿한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경기 직후 주장 김사니(도로공사)는 “오늘 막판에 집중력이 좋아 이길수 있었던 것 같다”고 승인을 분석한 뒤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고도 계속 훈련을 하느라 힘들었는데 우리팀의 조직력이 나아졌다”고 환하게 웃었다.

김명수 감독도 “2세트를 마치고 선수들에게 상대의 대각선 공격을 집중적으로 블로킹하라고 주문한 것이 주효했다”면서 “선수들의 부상이 걱정이지만 중국전에서도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