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도하아시안게임이 개막도 하기 전에 금메달을 노렸던 한국야구가 대만에 일격을 당했다.

3회연속 우승을 기대했던 야구대표팀은 3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 라얀구장에서 열린 풀리그 1차전에서 타선의 집중력을 살리지 못한 끝에 홈런 3방을 터뜨린 대만에 2-4로 무릎을 꿇었다.

6팀이 돌아가며 맞붙게 된 경기방식상 대만이 사회인 야구선수들로 구성된 일본과 한 수 아래인 중국, 태국, 필리핀을 무난히 꺾을 것으로 예상돼 한국은 남은 네 경기를 모두 이겨도 금메달을 차지할 수 없게 됐다.

선발로 출격한 ‘전국구 에이스’ 손민한(롯데)은 3회까지 안타 1개로 막으며 무실점 행진을 펼쳤지만 대만은 4회 초 파괴력있는 타선을 앞세워 공략했다. 3번 타자 첸융지(시애틀 매리너스)가 1사 후 볼카운트 2-2에서 손민한의 5구째 높은 변화구를 받아쳐 우중월 선제 1점 홈런을 만들었다. 대만은 이어 2루타를 치고 나가 3루를 훔친 첸진펑을 린즈셩(이상 라뉴 베어스)의 우전 안타로 불러들여 추가점을 뽑았다.

반격에 나선 한국은 공수교대 후 이대호(롯데)의 큼직한 3루타에 이은 이진영(SK)의 좌전 적시타로 1-2로 따라 붙고 1-3으로 뒤진 6회 이대호의 2루타와 상대실책으로 만든 무사 3루에서 이진영이 중전 적시타를 날려 2-3으로 다시 추격했다.

그러나 대만은 8회 선제포를 쏘아 올렸던 첸융지가 바뀐 투수 장원삼을 상대로 좌측 펜스를 넘어가는 솔로아치를 그려 4-2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한국은 안타 수에서 11-10으로 앞서고도 2회 2사 1, 2루와 5회 2사 2, 3루 등 결정적인 득점기회를 놓친 게 뼈아팠다.

야구의 쓰라린 패배는 여자배구가 되갚았다.

김명수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은 알 라얀체육관에서 열린 대만과 예선 첫 경기에서 김연경과 황연주(이상 흥국생명)를 앞세워 3-2(21-25 20-25 25-23 25-19 15-9)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지난 3일 일본 도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대만에 17년 만에 처음으로 패한 수모도 깨끗이 앙갚음했다.

한국은 경기 초반 선수들이 다소 긴장한 듯 경기를 어렵게 풀어가 1,2세트를 연달아 내줬다.

‘거포’ 김연경이 경기 초반 부진한 가운데 해결사로 나선 공격수는 ‘코트의 꽃사슴’ 황연주였다.

한국은 3세트 들어 라이트 황연주가 8점을 올리며 펄펄 날고 정대영(현대건설)의 속공이 살아나면서 25-23으로 힘겹게 한 세트를 만회한 뒤 4세트도 김연경의 강타를 앞세워 2-2 동점을 만들었다.

김연경은 5세트 4-6에서 대각선 강타를 시작으로 내리 5득점, 9-6으로 역전했고 한송이(도로공사)의 스파이크까지 가세하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과 북한 여자탁구는 각각 인도와 태국을 꺾고 함께 4강에 올라 메달을 확보했고 남자농구도 예선 첫 경기에서 바레인을 106-80으로 가볍게 물리치고 순조롭게 출발했다.

남자배드민턴은 아스파이어홀에서 열린 단체전 B조 1회전 베트남과 경기에서 첫 단식에 나선 에이스 이현일(김천시청)이 은구옌 티엔 민에게 1-2로 패해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박성환(한국체대), 황정운(동의대) 등이 남은 2개의 단식과 2개의 복식을 각각 2-0으로 따내 4-1로 쉽게 승패를 뒤집었다.

하지만 여자팀은 박주봉 감독이 이끄는 일본에 2-3으로 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