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배구도 세계무대에서 참담하게 무너졌다. 세계선수권대회 12강에서 탈락한 여자에 이어 16강에도 못 올라갔다. 22일 일본에서 벌어진 예선 D조 최종전에서 러시아에 0대3으로 완패하면서 예선 탈락했다. 여자와 남자 모두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2강과 16강에서 떨어진 건 처음이다.

당연히 걱정이 크다. 눈앞으로 다가온 도하아시안게임의 메달 전선에 먹구름이 잔뜩 낀 듯 하다. 아시안게임에서 남자는 2연패, 여자는 은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 상황에서 이게 가능한 목표일까. 사실 뚜껑을 열어보기 전에 어떤 결론을 내리기는 힘들다. 하지만 희망을 버릴 만큼 최악은 아니다.

먼저 감안해야 될 점이 지금 대표팀의 상황이다. 남자의 경우 주포 이경수(LIG)가 오른쪽 어깨부상으로 뒤늦게 합류했다. 또 강동진(대한항공)의 부상으로 급히 베테랑 신진식(삼성화재)이 수혈됐다. 이런 저런 사정으로 손발을 맞출 시간이 적었다.

그런 가운데서도 세계랭킹 4위 세르비아-몬테네그로전에서 1세트를 따내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김호철 감독도 "어차피 목표는 아시안게임이다. 세계선수권대회에 올인을 하지는 않겠다"고 했던 대회다. 대신 "훈련시간이 적었던 만큼 조직력을 갖추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했었다.

여자는 더 힘들었다. 세대교체를 미루던 배구협회의 '근시안적 행정'이 자초한 결과다. 뒤늦게 단행된 세대교체의 후유증인 셈이다. 또 각종 대회로 훈련시간도 턱없이 적었다. 여기에 간판 김연경(흥국생명)의 부상 중이라 100% 전력도 아닌 상황이었다. 그나마 세계선수권대회 막판에 김연경과 조직력이 살아나면서 희망은 보여줬다.

남은 기간 남녀대표팀의 과제는 똑같다. 서브리시브와 수비조직력 보완이다. 이와함께 주포 이경수와 김연경의 컨디션 회복도 관건이다. 김명수 여자대표팀 감독은 "일단 수비가 되야 공격이 산다"고 했고, 김호철 감독은 "공격옵션은 많다. 문제는 수비리시브"라고 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지금은 먹구름이 잔뜩 끼여있다. 과연 대표팀이 먹구름을 걷어내고 밝은 햇살을 볼 수 있을까. 남은 시간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