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탑팀(American Top Team, 이하 ATT)은 ‘아메리칸’이란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로 브라질 출신 선수가 대거 포진하고 있다. 브라질하면 떠오르는 것은 ‘주짓수’, 실제로 ATT 소속 40여명의 프로선수 중 20명 가까이 주짓수 검은 띠를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ATT는 브라질리언 탑팀(Brazilian Top Team, 이하 BTT)의 창단멤버인 히카르도 리보리오가 설립했다. 설립과 동시에 북미지역 유명 주짓수 트레이너인 마커스 실베이라, 마르셀로 실베이라 형제가 참가할 정도로 초기엔 주짓수 색채가 강렬했다.

하지만 최근 ATT소속 선수들의 시합에서 주짓수의 영향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마커스 아우렐리오, 제프 몬슨 등 고참급 선수들에게선 아직도 그 영향이 크게 남아있지만, 데니스 강, J.Z 칼반과 같이 현재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선수들은 ‘주짓수 파이터’라는 이미지보다는 ‘토탈 파이터’의 느낌이 강하다.

이것은 '가장 프로페셔널한 종합격투기팀'을 팀의 목표로 주짓수에 치우치지 않고 복싱, 레슬링과 같은 종합격투기 필수종목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형제 팀이라고 할 수 있는 BTT와 똑같은 방법을 채택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 깊이와 목표치는 분명히 다르다.

BTT가 ‘약점을 보완하는’ 개념으로 복싱을 받아들이는 것과는 달리 ATT에서는 복싱만으로도 상대를 쓰러뜨릴 수 있는 수준을 목표로 훈련을 실시한다. J.Z 칼반, 데니스 강이 때로는 ‘타격가’로 오해받을 정도로 시합에서 타격에 집착하는 것은 상대방과 충분히 겨룰 수 있을 정도로 타격훈련을 받았으며, 훈련의 목표가 복싱으로 상대를 쓰러뜨리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ATT가 취하는 훈련법은 처음부터 ‘토털파이터’로 선수를 키워내는 방식이다. 형제 팀인 BTT나 브라질 내 또 하나의 명문 팀 슈트복스가 취하고 있는 ‘특정종목 집중강화, 이외 부분 약점보완’ 방식과는 정반대다. ATT와 BTT는 그 시작은 비슷했으나 현재는 완전히 성격이 다른 팀이 돼버린 것이다.

ATT에선 이 같은 훈련방침 하에 복싱, 레슬링, 주짓수, 무에타이, 체력훈련 등 각 분야별로 전문코치를 상주시키며 선수들의 훈련을 돕고 있다. 특히 몬트리올 올림픽 복싱 금메달리스트인 하워드 데이비스 주니어는 선수들의 복싱실력을 단기간에 부쩍 끌어 올리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2005년 1월에 ATT로 이적한 데니스 강이 2006년 보란듯이 프라이드 웰터급에서도 최고를 다투는 선수로 거듭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비록 ATT에서 2006년엔 한 명의 챔피언 밖에 배출해내지 못했지만 내년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히어로즈 미들급 챔피언에 오른 J.Z 칼반, 타이틀을 앞두고 아쉽게 패배한 데니스 강, 마커스 아우렐리오, 제프 몬슨은 물론 수많은 선수들이 기회가 오기만을 기다리며 최상급의 훈련을 묵묵히 소화해내고 있다.

비록 마무리에서 조그만 흠이 있었지만 그 가능성만은 충분히 보여준 ATT, 2007년 ATT에서는 또 어떤 선수가 등장해 전세계 격투계를 긴장시킬 것인지에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