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장은 25일 “우리 사회의 고질적 병폐인 지역주의와 인물 중심의 정책결정 풍토가 양극화와 부동산 문제 등 심각한 위기를 초래한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참여포럼 준비모임’이 이날 오후 경희대 종합관에서 ‘정부 정책추진의 이상과 현실’을 주제로 마련한 특강에서 “말만 꺼내면 시비가 되는 것 같아서 논란거리가 많은 주제보다는 참여정부에서 정책작업을 하면서 느꼈던 일을 중심으로 이야기하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김 위원장은 “인적 자원의 자유로운 교류를 가로막는 폐쇄적인 지역구도와 인물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정치계의 구습이 큰 문제를 문제로 느끼지 못하도록 세인의 눈을 가리고 있는 것을 간과하고 일부에서 현 정부에만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양극화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닌데 보수 언론 등은 참여정부 들어 생겨난 사회문제인 양 공격한다”며 “현 정부는 양극화 문제를 본격적으로 끄집어내고 ’태클’을 걸기 시작한 정부”라고 주장했다.

김병준 위원장은 “최소한 3년은 지켜봐야 하는 부동산 정책의 성과에 대해서도 정책 발표 열흘 만에 ’약발 다 됐다’ 등의 말이 나오며 ’정책 흔들기’를 하는 풍토에서 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리 만무하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정책을 결정할 때도 토론과 대안제시보다는 누가 도덕적으로 우월한가를 따지며 상대의 흠을 잡는 행태가 빈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계 출신으로 참여정부에 참여한 한 인사가 ’정부는 기업과 달리 아홉을 잘하고 하나를 못해도 목이 달아나고 미래보다는 과거에 집착하는 사회’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는 예를 들며 “도덕적으로 잘못된 일을 질책하는 것은 맞지만 지나칠 정도로 집착해서 일을 못할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로선 부동산 문제에 장기적인 대책을 세워놓고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국민의 저력을 믿고 추진해보자는 것이니 믿어봐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정부가 길을 잃었다’, ’코드인사를 반복한다’는 비판에 대해 “새로운 인사와 공부하고 맞춰 나가기에는 남은 시간이 부족해 익숙한 이들과 처음에 짠 계획대로 해나가고 있다”고 일축했다.

강연을 주최한 ’참여포럼 준비모임’은 친노 인사인 명계남 한국커뮤니케이션 연구소 소장과 이기명 국참1219 상임고문 등이 주축이 돼 토론의 장을 제공하는 모임이다.

강연의 사회를 맡은 명계남 소장은 “정치적 목적 없이 생산적인 담론을 만들어내려고 포럼을 기획했다”며 “내년 1월께 전남 목포를 시작으로 국가 균형발전 전략에 관한 전국 순회 강연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