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인천 라마다송도호텔에서 승국문화재단 주최로 열린 자선 패션쇼에 안상수 시장이 모델로 나서 자원모델과 함께 워킹솜씨를 뽐내고 있다. /연합

“꿈같은 시간이 잠깐 지나갔습니다.” 짙은 화장도 한나라당 이원복 의원의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을 감추지 못했다.

23일 오후 인천 라마다송도호텔 ’장학금 마련을 위한 자선디너 패션쇼’. 한복을 입은 8등신의 늘씬한 모델들이 무대 위에서 우아한 걸음으로 지나갈 때 패션쇼 관객들의 표정은 자못 진지했다.

그러나 갑자기 풍채가 좋은 모델들이 등장하자 관객들은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늘씬한 모델들에게 보냈던 잔잔한 박수 대신 우렁찬 박수가 쏟아졌다.

모델은 안상수 인천시장과 이원복 국회의원. 이들은 각각 이규연 인천여성CEO협회장, 이정희 한림병원이사장과 짝을 지어 걸어나왔다.

안 시장은 초록색 상의에 금색 하의의 한복을, 이 의원은 흐린 회색 상의에 짙은 회색 하의의 한복을 각각 입고 나왔다. 안 시장의 한복에는 민화가, 이 의원의 한보에는 고구려 벽화가 그려져 있었다.

패션쇼 시작 전 “패션모델로 무대 위에 서는 것도 대중 앞에서 연설할 때처럼 떨지 않고 잘해낼 것이다”고 했던 안 시장.

▲ 23일 인천 라마다송도호텔에서 승국문화재단 주최로 열린 자선 패션쇼에 한나라당 이원복 의원이 모델로 나서 자원모델과 함께 워킹솜씨를 뽐내고 있다. /연합

그러나 무대 위에 등장하자마자 이 회장과 호흡이 맞지 않았다. 이 의원과 파트너를 바꿀 때도 제자리를 찾지 못하기도.

안 시장은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손을 흔들어 보였고 관객들은 아마추어 모델의 데뷔식을 박수로 환영했다.

이 의원은 패션쇼가 끝난 뒤 “막상 무대 위에 올라가니 많이 떨렸고 머릿속에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며 상기된 표정으로 말했다.

열린우리당 최용규 의원은 시종일관 여유만만했다. 최 의원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마련해주기 위한 좋은 행사인데 긴장될 이유가 없다”며 여유를 보였다. 이학재 인천 서구청장과는 대비되는 모습.

자연스러운 걸음으로 무대 위를 활보한 최 의원. 패션쇼가 끝난 뒤에도 여유로운 미소는 여전했다. 떨리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전혀 떨리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이 청장은 “대학시절 연극반을 해서 패션쇼 무대 위에 서도 괜찮지 않겠느냐”며 패션쇼 전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무대 위에서는 긴장된 표정이 역력했다. 무대 위에서 내려온 뒤 연방 머쓱한 웃음을 지었다.

이번 행사는 재단법인 승국문화재단 후원회(회장 이선규)와 인천여성CEO협의회가 인천지역 학생들에 대한 장학금과 학술, 문화예술, 자선사업 등을 펼치기 위한 기금 조성을 위해 마련됐다.

수익금은 모두 자선 기금으로 쓰이며 안 시장을 비롯해 인천지역 정.관계 인사 60여명이 무대 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