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 작통권' 환수 논란

“한미연합사는 한미동맹의 상징으로 그동안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효율적인 연합지휘체제를 갖춘 가운데 비약적인 발전을 해왔습니다.”(이희원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주한 미군 용산기지내 나이트필드(연병장)에서는 그동안 대북억지를 목표로,한미동맹의 굳건한 버팀목 역할을 해온 한미연합사(CFC) 창설 28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1978년 11월 7일 창설된 한미 연합사는 28년간의 훌륭한 임무 수행에도 불구하고 현재 사실상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것이나 다름 없다.

한미가 지난달 20일 안보협의회(SCM)에서 ‘2009년 10월15일 이후, 2012년 3월15일 보다 늦지 않은 시기’에 전시 작전통제권(전작권)을 전환하기로 전격 합의, 연합사 해체가 기정사실화 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날 연합사 창설 28주년 기념식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관심과 주목을 받았다.

군악대의 팡파르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한미 연합사의 두 수장으로, 한미동맹의 상징적 역할을 하고 있는 버웰 벨 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과 이희원 연합사 부사령관이 거수경례와 함께 연단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연병장 한 켠에서 하늘을 향해 고개를 치켜 세운 5∼6대의 포에서 자욱한 흰색 연기와 함께 하늘을 쩌렁쩌렁 울리는 17발의 예포가 발사돼 행사 시작을 알렸다.

벨 사령관과 이 부사령관은 곧이어 연단에서 내려와 함께 한미 장병 100여명으로 구성된 군악대와 의장대를 열병(閱兵)하며 굳건한 한미동맹을 과시했다.

이들은 지난 28년간 한미연합사의 역할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미래 한미동맹에 걸맞은 새로운 지휘체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벨 사령관은 기념사에서 “연합사는 지난 28년간 (북한의) 침략을 효과적으로 억제, 한국민들에게 평화롭고 안정된 삶을 보장해왔다”면서도 “한미 양국군의 능력을 반영한 새로운 지휘구조를 만들고 있는 상황에서 28년 전 연합사 창설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한국군으로의 전작권 전환은 우려할 일이 아니라 축하해야 할 일”이라며 “앞으로 3∼6년 내에 한미는 현 지휘체제를 해체하고 상호 독립적이면서도 보완적인 지휘기구로 만들 것이며 그것은 매우 잘 작동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희원 부사령관도 한미연합사를 가장 강력하고 효율적인 연합지휘체제였다고 평가한 뒤 “전작권과 관련, 연합사도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작권 단독행사 이후 발전하게될 한미 협조기구는 지금의 연합사에 못지 않은 공고한 한미동맹을 유지하는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원활하고 효율적으로 연합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군사협조기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는 전작권 전환을 계기로 현 연합사를 해체하고 새로 창설될 한국군 합동군사령부와 주한 미 통합군사령부(USJTF-K) 사이에 군사협조본부(MCC)를 둘 예정이다.

MCC 예하에는 10개의 기능별 상설.비상설 위원회와 한미 작전사급 부대에 협조체제가 만들어진다.

이에 따라 한반도 방위 역시 한국군이 주도하고 주한미군은 한국군을 지원하는 구도로 변경된다.

이날 기념식에는 백선엽 예비역 대장과 연합사 부사령관을 지낸 류병현.백석주.이상훈 등 수명의 예비역 장성 등이 함께 했다.

그러나 이들 노병(老兵)이 자리 잡은 연단에는 전작권 전환을 둘러싼 그동안의 격렬한 논란을 반영하듯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특히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상훈, 백선엽 예비역 대장과 김동진, 김동신 전 연합사부사령관 등은 집회참석이나 성명서 등을 통해 전작권 조기이양에 반대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