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남식 부산시장이 5일 오후 부산상공회의소를 방문, 상공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곽재훈기자 kwakjh@kookje.co.kr

허남식 부산시장이 첫 공식 일정으로 5일 부산상공회의소를 방문, 지역 상공인들과 가진 간담회에서는 허 시장의 당선을 축하하는 분위기속에서도 각종 지역경제 현안과 애로사항에 대한 목소리들이 쏟아져 나왔다.

첫 발언에 나선 허용도((주)태웅 대표) 부산상의 부회장은 일선 기업체들의 고질적인 용지난을 언급하며 "녹산산업단지 앞 공유수면을 추가 매립하면 300만 평 이상의 용지를 확보할 수 있다"고 건의했다. 서윤석 은성산업 대표는 "녹산산단 내 5필지를 분양할 때 경쟁률이 700대 1에 이를 만큼 용지난이 심각하다"며 "강서구 미음지구(108만 평) 내 산업용지가 현재 55만 평으로 계획돼 있지만 도로 공원 등을 빼고 나면 실제 공장용지는 30만 평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를 대폭 확대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동·서부산권의 그린벨트(GB)를 추가로 풀어 대규모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방안도 제기됐다.

허 시장은 답변에서 "부산이 지난 1995년 광역시로 바뀔 때 다른 광역시에 비해 인접 지역을 많이 포함시키지 못한 데다 편입한 기장군 일대가 대부분 그린벨트인 점이 용지난의 주요 원인"이라며 "우선 미음지구 내 산업용지를 더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녹산산단 앞 공유수면 매립 추진에 대해서는 "어려운 문제이나 가능성을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허 시장은 또 "장기적으로 볼 때 강서지역의 그린벨트를 해제해 첨단 도시로 가져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조용국 명진TSR 회장은 동남권 신공항 건설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해 남부권에서 인천공항을 이용한 데 따른 비용이 3000억 원에 이르고 앞으로 연간 7조 원에 달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건설교통부의 제3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2006~2010년)에 반영돼 신공항 건설이 조기 추진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요청했다.

박수복(대륙금속 대표) 신평·장림산단관리공단 이사장은 노후 공업지역과 관련, "산업용지 확충에 신평·장림의 피혁 염색 도금 등 5개 협업화단지 이전이 연계돼야 하며 서부산권의 활성화를 위해서도 신평·장림 및 다대 지역의 재정비가 절대 필요하다"는 주장을 폈다.

최범영(이원솔루텍 대표) 부산자동차부품조합 이사장은 "조성된 지 20년 가까이 된 정관농공단지의 건폐율이 60% 이하로 제한돼 있어 입주 업체들이 공장 증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다른 산단과 같이 건폐율을 80% 이하로 조정되도록 힘써 줄 것을 건의했다. 또 당초 공장용지였다가 정관신도시 건설로 인해 자연녹지로 변경된 정관면 용수·모전·매학리 일원을 준공업지역으로 지정해 줄 것도 요청했다.

이근철((주)삼정 대표) 부산상의 감사는 "사상~하단~가덕을 연결하는 도시철도망이 없어 지하철 이용도가 떨어지고 있다"며 "부산지하철 1, 2호선과 연계한 수송망 확충을 위해 4호선(가덕선, 경제자유구역선) 신설을 조기 추진해 줄 것"을 건의했다. 안승철 부산은행 부행장은 부산의 금융 인프라 구성이 시급하다는 점을 내세워 문현금융단지가 조속히 조성될 수 있도록 부산시의 지원책을 당부했다. 또 김종각 건설협회 부산시회장 등 건설업계는 부산의 재개발 재건축에 지역 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과 투기과열지구 해제 추진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허 시장은 지하철 가덕선 건설에 대해 "(시작을) 하기는 해야 되는데, 워낙 재원이 많이 들기 때문에 면밀히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으며 "지역 건설업체들의 재개발 참여를 더 넓히는 방안도 마련해 나가겠다"고 답변했다. 나머지 건의사항에 대해서도 종합적인 검토를 거쳐 해결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언급한 허 시장은 "부산경제가 어렵다고만 얘기하지 말고 어려움을 풀기 위해 다같이 힘을 모으자"는 말로 간담회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