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단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입니다." 지난 5·31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 후보로 나서 고배를 마신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당초 두 차례 선거 실패 이후 정계를 떠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없지 않았으나, 최근 발언을 통해 정치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해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 전 장관은 이날 부산 동구 초량동 선거사무소에서 가진 해단식에서 "며칠 쉬고 나니 체력은 회복됐지만 찜찜한 마음은 오래간다"며 "이 마음을 거듭 태어날 에너지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달 31일 낙선이 확정된 뒤 가진 인터뷰에서도 "저의 부산 사랑은 변함이 없고 부산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더구나 오 전 장관은 "성원에 감사드린다"는 일반적인 낙선 사례 대신 '그래도 부산을 바꿔야 합니다'라는 문구가 든 플래카드를 내걸어 앞으로도 어떤 역할을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했다.

이날 행사가 시당 차원의 해단식이 아니지만, 기초의원 당선자들을 전원 초청해 오 전 장관이 이번 선거를 통해 조직 관리에 나선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그는 이날 해단식에서 "지방선거 결과에 가장 힘든 사람은 후보가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이라 생각한다"며 "참여정부를 성공하는 정권으로 만드는 게 지금 우리의 과제"라며 정치적 발언을 쏟아냈다. 이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일정한 역할을 하면서 이후 총선 출마나 장관 임용 등의 과정을 염두에 둔 포석이란 분석이 나온다. 오 전 장관은 낙선 후 가진 실무자 회의에서 시당의 쇄신을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향후 행보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조금 시간을 두고 보겠다"면서 "큰 틀에서, 동북아 속의 한국, 그리고 부산의 역할에 대해 공부를 좀 더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