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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과 한나라당이 불법대선자금 국고환수를 위한 대선자금 사용처 조사여부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같은 불법자금문제가 걸려 있는 열린우리당은 스스로 ‘불법자금 국고반납’을 공언해 놓고도 아무런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지난 2월 초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캠프로부터 지구당에 지원된 불법적인 자금 내역을 조사해 국고에 반납하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민주당이 대선자금 청문회 개최를 추진하면서 “노무현 캠프의 출처가 확인되지 않은 자금 42억여원이 지구당별로 지원됐다”고 폭로하자 그에 대한 대응조치로 불법자금 조사와 반납 계획을 밝혔다.

김정길 상임중앙위원은 민주당이 노무현 캠프 대선자금 내역을 폭로한 다음날인 1월 30일 “불법자금이 있다면 우리가 먼저 그 자금을 국고에 반납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열린우리당은 2월 3일 당 차원에서 ‘민주당 16대 지구당 지원금 조사위’를 구성했다. 이어 정동영 의장은 2월 6일 국회 대표연설에서 ‘불법 정치자금 국고환수 특별법’ 제정을 공약하면서, “우리당 역시 지난 대선과정에서 절차상 하자가 있는 불법자금으로 수도권 지구당별로 500만∼1500만원 가량 지원된 사실이 있는데, 이를 모두 반납할 것이고 돈이 모자라면 정당보조금을 삭감해서라도 갚겠다”고 했었다.

그러나 이후 열린우리당은 불법자금 내역 파악을 위한 당 ‘조사 위원회’를 23일 현재까지 한 번도 개최한 적이 없을 뿐 아니라 그동안 정당보조금과 국고보조금 등 68억여원이 지급됐지만 불법자금을 반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조사위원장을 맡았던 이미경 상임중앙위원은 “선거준비 등으로 바빠 위원회를 제대로 가동하지 못했다”며 “회의를 한 번도 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김홍섭 운영관리실장도 “조사위가 구성된 것은 알지만, 조사위로부터 어떤 지침을 받은 바 없다”고 했다.

이처럼 불법자금 환수문제에 대한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자 열린우리당측은 바로 조사와 반납절차를 밟겠다는 뜻을 밝히고 나섰다. 정 의장은 “선거 때문에 그동안 미뤄왔으나, 위원회를 재가동해서 자금내역을 조사한 뒤 의원들로부터 돈을 거둬 반납하는 등 국민에 대한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