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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 캠프 비리 나오자 수사 덮어”

한나라당 은진수 수석 부대변인은 8일 검찰이 불법대선자금 수사를 4·15 총선 이후로 연기한 데 대해 “삼성채권 수십억원이 노무현 캠프에 들어간 혐의가 포착되자 총선을 구실로 서둘러 덮으려 하고 있다”며 “총선 핑계 대지 말고 노 대통령의 불법비리를 성역없이 파헤쳐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영환(金榮煥) 대변인도 “한나라당의 차떼기를 밝히는 데는 성과가 있었으나 살아 있는 권력의 불법비리를 밝혀내지 못했다”며 “노무현 캠프 불법대선자금 수사는 종결이 아니라 이제 그 초입구에 들어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 8일 민주당, 긴급 상임중앙위원회의에사 대선자금수사결과발표 관련 조순형대표가 노대통령의 자금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이기원기자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측도 “검찰이 한나라당에 대해선 차떼기당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다가 이제 뚜껑을 닫으면서 슬그머니 노무현 캠프측의 30억원을 발표했다”며 “이번 수사는 한나라당 쑥대밭 만들기의 일환이었음이 입증됐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 ‘10분의 1’ 논란

야권은 노무현 후보 캠프측이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모금한 불법자금이 113억8700만원인 것으로 한나라당 불법자금 823억2000만원의 ‘10분의 1’을 넘어선 것에 대해 노 대통령의 퇴진을 언급하는 등 공세를 강화했다. 한나라당 부대변인은 “검찰의 기획 편파수사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불법자금이 10분의 1을 훨씬 넘은 만큼 불필요한 탄핵논란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조순형 대표는 “‘10분의 1발언’은 4당 대표들과의 회담에서 나온 것으로 증인이 다 있는데, 이제 노 대통령은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장전형 수석부대변인은 “15억원을 현금으로 한꺼번에 받았다면 ‘작은 차떼기’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여당, “반성하나 죄질이 다르다”

열린우리당도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면서도 노 캠프의 불법자금 규모가 한나라당의 ‘10분의 1’이 넘는 것에 대해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정동영(鄭東泳) 의장은 “우리와 관련된 것도 포함돼 있어 겸허히 받아들이고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의장은 “상대측에서 10분의 1이 넘었는지 안 넘었는지 꼬투리를 잡을 게 아니라 10배나 더 많은 불법자금을 받은 사실을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