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국립공원 일대를 누비며 야생동물을 잡아먹는 등 말썽부리는 들고양이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불임시술이 이뤄진다.

1일 이 공원 관리사무소는 4-8일까지 금강유역환경청, (사)동물보호협회 등과 합동으로 공원구역 안의 들고양이를 잡아 불임시술한 뒤 대구 소재 야생동물 보호시설로 옮겨 관리할 방침이다.

공원관리사무소 등은 이 기간 법주사와 화양계곡, 문장대 주변 등에 쥐를 잡을 때 쓰는 트랩 30개를 설치, 50마리 이상의 고양이를 포획할 계획이다.

속리산 법주사와 화양계곡 일대에는 수년 전부터 집에서 키우던 애완용 고양이가 야생화 돼 다람쥐, 토끼 등을 잡아먹거나 물어 죽이는 폭군으로 등장했다.

특히 최근 개체수가 불어 잘 날지 못하는 새끼 꿩 등 조류까지 공격한 흔적이 곳곳서 목격되고 법주사나 야영장 주변을 어슬렁 거리며 음식물 쓰레기 등을 마구 파헤치는 등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금강환경청은 지난 6월 동물보호협회 등과 ‘고양이 포획협의회’를 구성, 이 지역 고양이를 산채로 붙잡아 학계에 실험용으로 제공하거나 안락사시키는 방안 등을 검토했으나 ’동물학대’라는 여론에 밀려 포기했다.

공원관리사무소 관계자는 “공원 내 고양이 개체수가 급격히 불어 자연 생태계가 망가지고 있다”며 “다른 동물보호를 위해 비정상적으로 불어난 고양이 포획이 불가피하며 잡은 고양이는 중성화시킨 뒤 보호시설로 옮겨 사육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