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개장 20돌을 맞은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보라매공원. 12만7000평으로 널찍한 데도 불구, 다른 공원들에 비해 늘 ‘2%’ 부족한 느낌이다. 옛 공군사관학교 자리를 물려받은 기본 구조가 바뀌지 않은 탓도 있다.

이 보라매공원이 내년 여름이면 크게 달라진다. 2002년 시작한 리모델링의 최종 단계 공사가 지난 30일 착공됐다. 완공은 내년 6월 말. 그간 1·2단계 공사를 통해 엑스(X)게임장, 암벽등반대, 장미원, 생태연못 등이 생겼다. 하지만 사관학교 시절 건물은 그대로 남긴 채 사무실로 써왔고, 대운동장 역시 낡은 스탠드와 구령대가 아직도 남은 구닥다리다.

이번에는 공사 시절에 지은 1~2층 건물을 대부분 철거한다. 16개 동 가운데 청소년회관·노인복지회관 등 4곳만 남긴다.

▲ 보라매공원 리모델링으로 새로 들어설 에어파크의 조감도. /서울녹지사업소 제공

신축건물은 공원 바깥 주차장 옆에 짓는다. 강당과 자유총연맹도 전자도서관 등으로 리모델링 할 계획. 건물들이 사라진 자리에는 보라매의 상징성을 이어갈 ‘에어파크’가 조성된다. 전투기와 대형 수송기 등 비행기 8대를 들일 야외전시장인데, 설계·디자인 모두 공군이 맡는다. 충혼탑은 공사 동문들의 요구에 따라 남기기로 했다.

흙먼지 탓에 조기축구 말고는 별 용도가 없던 대운동장은 잔디와 우레탄 조깅트랙이 깔린 잔디광장으로 변신한다. 휑했던 운동장 주변에도 꽃을 가꾼 정원이 생기고, 벤치도 여러 곳에 놓는다. 후문 쪽 800평은 도심 속 논으로 바뀐다. 여름에는 논농사 체험 등 친환경 프로그램을 펼치고, 겨울에는 얼음썰매장으로 운영한다.

서울시 박인규 녹지사업소장은 “보라매공원은 사실상 도심에 있고 지하철역도 가깝지만, 서울숲이나 월드컵공원보다 찾아오는 시민이 적었던 게 사실”이라며 “앞으로는 손꼽히는 생태·레저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