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는 강원발전을 위한 선행투자다.”

강원도내 13개 국도의 실제 이용량이 부진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이런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 교통량이 국도를 건설하기에 앞서 계산한 예측 교통량에 못미치는 예산이 낭비됐다는 지적은 국회에서 나왔다. 이에 대해 강원도민들은 통행량과 총사업비 등 효율성만 강조하며 도로를 건설한다면 강원도 같은 저개발지역은 더욱 소외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 국도건설의 효율성과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속초와 인제를 30분 생활권으로 변모시킨 미시령 터널/강원도청

◆강원도는 고한∼태백 등 13곳 지적당해

이같은 논란은 건설교통부의 국회제출 자료를 계기로 시작됐다. 건교부가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1~ 2005년 사이 개통된 국도 중 실제교통량 점검이 가능한 노선은 총 100곳으로 나타났다. 이중 강원도 13곳을 포함해 75개 노선의 실제 교통량이 예측 교통량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심 의원은 이 자료를 토대로 “100개 국도를 건설하기 위해 투입된 총예산 11조4838억원에 교통량예측 오차비율(19.3%)을 적용하면 2조2000억원의 예산이 낭비된 것으로 추론된다”고 주장했다. 또 2001년 이후 5년간 국도, 고속도로, 지방공항을 건설하면서 수요량 예측조사를 잘못해 최소 5조5000억원의 국민혈세를 낭비했다고 지적했다.

건교부 조사에서 예상보다 실제교통량이 떨어지는 구간은 ▲38호선 고한∼태백 ▲44호선 인제∼북면 ▲5호선 삼마치∼홍천 ▲44호선 신남∼인제 ▲44호선 논화~ 양양 ▲6호선 횡성∼추동▲38호선 시곡∼연당 ▲38호선 연당∼영월 ▲38호선 영월∼덕포 ▲7호선 삼척∼근덕 ▲38호선 싸릿재터널 ▲46호선 동면∼신북 ▲46호선 수인리 등 13개 구간이다. 이 구간 중 실제교통량이 예측치의 50%에 못미치는 구간은 시곡∼연당(36.40%), 삼마치∼홍천(40.52%), 싸릿재터널(46.78%) 등 3곳이다.

▲ 양구의 하오터널 모습/강원도청

◆“자료 자체에도 미비점 있다”

이에 대해 강원도와 지역주민들은 투자의 효율성만을 중시하는 시각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도로를 만드는데 통행량, 사업비 등 효율성만 강조한다면 모든 교통망은 수도권과 경부축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는 것. 또 효율성만 강조하는 것은 국가균형발전 철학에 어긋날뿐 아니라 강원도 같은 저개발지역의 소외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원도 관계자는 “도로는 기간 교통망으로 지역개발과 향후 잠재적 발전가치, 접근망 개선 등 복합적인 상승효과를 충분히 감안해 건설돼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춘천∼대구 중앙고속도로의 만종∼춘천 구간은 개통 1년 후 예측교통량 8780대를 넘어 1만3684대를 기록하는 등 지속적으로 1만3000여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건교부 자료에서 지적된 구간 중 논화∼양양 구간은 아직 공사중이고, 시곡∼연당 구간은 삼척∼제천 전 구간공사완료를 가정한 교통량 산정이지만 아직 전·후 구간 사업이 완료되지 않았다며 자료의 미비점을 지적했다. 또 삼마치∼홍천 구간은 당초 실시설계 당시 중앙고속도로가 2차로로 계획됐으나 4차로로 변경되면서 고속도로 교통량이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