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훈련에 활용중” 반대… 지하벙커는 포함
일제가 중국 내륙침략을 위한 전초기지로 건설한 서귀포시 대정읍 소재 ‘알뜨르(아래 들의 제주사투리) 비행장 활주로’가 근대문화유산 등록에서 제외됐다.
제주도는 지난 9월 문화재청이 등록예고했던 제주지역 일제 전적시설 가운데 알뜨르 비행장 활주로(폭 70m, 길이 1400m, 부속건물 포함)를 제외한 12곳이 등록문화재로 고시됐다고 29일 밝혔다.
알뜨르 비행장 활주로는 관계기관 협의과정에서 공군이 “아직 훈련 등에 활용하고 있다”며 반대해 등록이 유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비행장 내에 있는 지하벙커는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알뜨르 비행장은 1926년 계획돼 1930년대 중반까지 건설이 진행됐으며, 한때 80만여평까지 확장되기도 했다. 1945년 일제 패망 직전에는 일본 사세보 해군항공대 2500여명과 전투기 25대가 배치되기도 했으며, 가미가제 조종사들도 이곳에서 훈련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주도는 당초 알뜨르 비행장 활주로와 비행장 부속건물 등도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이 일대를 둘러싼 ‘공군기지 문제’가 해결되기를 내심 기대했었다. 이번에 근대문화유산(등록문화재)로 고시된 제주지역 일제 전적시설은 ▲사라봉 동굴진지 ▲어승생악 동굴진지 ▲가마오름 동굴진지 ▲서우봉 동굴진지 ▲섯알오름 동굴진지 ▲일출봉 해안 동굴진지 ▲알뜨르 지하벙커 ▲송악산 해안 동굴진지 ▲모슬봉 동굴진지 ▲이교동 군사시설 ▲섯알오름 고사포 진지 ▲송악산 동굴진지 등 12곳이다.
오재용기자 island1950@chosun.com
입력 : 2006.11.30 00:16 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