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조영태 교수 "나조차 연금못받을 처지, 공무원도 사양직업, 공무원 연금 보장 불가능"

    입력 : 2016.10.14 09:32

    인구학 대가 서울대 조영태 교수
    "2022년 청년 실업률 제로될 수 있지만 비정규직 많아"
    "공무원·교수·변호사 이제 사양직업"

    “2022년 청년 실업이 제로인 완전고용 상태가 올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 질이 낮은 비정규직일 것이다. 기뻐하면 안 된다.”

    “교수, 교직원, 교사는 더 이상 유망직업이 아니다. 변호사, 세무사, 의사, 공무원도 전망이 밝지 않다.”
     
    인구학자 조영태(44)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의 말이다. 삼성 사장단, 현대기아자동차 글로벌리더과정 등 기업 고위 임원 세미나의 단골 연사다. 최근 ‘정해진 미래’란 책을 냈다. 저출산으로 미래 인구 변화에 따른 경제와 직업, 일자리 변화 생태계를 전망한 책이다. 앞으로 일자리 생태계가 어떻게 변할지 물었다.
    조영태 서울대 교수/세바시 강연장면 캡처

    교수·교직원 대량해고 벌어질 수 있다

    -저출산이 얼마나 심각합니까.
    “2000년 우리나라의 초등학생은 400만명, 중학생은 200만명, 고등학생은 230만명이었고 2007년까지 비슷하게 유지 됐습니다. 그러나 초등학생을 보면 2009년 360만명, 2010년 340만명으로 줄더니 2013년에는 300만명이 무너졌습니다. 2035년에 초등학생 230만명, 중학생 115만명, 고등학생 118만명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급감'이죠.”

    -저출산으로 가장 타격을 입는 직업은 뭡니까.
    “초중고 교사와 교수, 교직원입니다. OECD 평균 2013년 초등교사 1명당 학생 수가 15.9명입니다. 이 기준으로 우리나라에 필요한 교사가 16만명 인데, 2015년 기준 18만2600여명에 이릅니다. 초중고 교사 수와 학생 증가율을 계산하면 2025년쯤이면 약 7만명에 달하는 초중고 교사가 사실상  ‘잉여 인력’이 됩니다. 2020년이면 우리나라가 OECD에서 가장 낮은 '교사 대 학생 비율'을 갖게 될 겁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진 겁니까.
    “저출산이 심화되는데, 교사 채용을 늘렸기 때문이죠. 잘못된 정부 정책이 아닐 수가 없죠. 2002년 출생 인구가 49만명으로 2000년 63만명에 비해 14만명이 줄었는데, 그 사이 교사를 더 늘렸어요. 1인 가구가 늘어나는데, 대형 아파트를 늘리다 미분양 사태가 속출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입니다.”

    -교원들은 어떤 위기를 겪게 될까요.
    “우선 적게 뽑을 거구요. 비교적 해고가 용이한 사립대학을 중심으로 2022년 부터 임금 삭감 혹은 대량 해고 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사학연금이 위기를 맞이할 수 있어요.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전국 사립학교 교사와 교직원이 매달 사학연금을 납입하고 있는데, 전체 불입액의 52%를 대학 교원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교원 수가 줄면 사학연금 보험료를 내는 사람이 줄게 됩니다. 반면 고령화로 수령액은 늘죠. 사학연금 안전성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저는 은퇴 후 사학연금을 받지 못할 가능성을 각오하고 있어요."

    -교수가 더 이상 유망직업이 아니군요.
    “사양직업입니다. 제 아내가 얼마 전 지방사립대의 교수 자리를 어렵게 구했습니다. 아내는 축하받길 원했지만, 저는 ‘전망이 어두운데 기뻐할 일이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일반 기업은 어떻습니까.
    "현재 주요 기업 직장인 평균연령이 40대 중반에서 후반입니다. 생산직은 50대 초반이고요. 이 사람들이 2020년 이후에도 계속 남으면, 기업들은 엄청난 고비용 임금구조를 갖게 됩니다. 유지하기 어렵죠. 어쩔 수 없이 대량 해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베이비부머 1세대(1955-1964년생) 중 58년 개띠들이 직격탄을 맞게 될 겁니다. 지금도 부장 직함 조차 못달고 구조조정 당하는 사람이 많은데, 앞으론 경기가 좋아져도 고령화 때문에 구조적으로 밀려나는 사람이 많을 겁니다."

    조영태 교수

    ◇ 2022년 청년실업률 '0'(제로)될수 있지만...

    20~24세 취업자 수는 2004년 174만명에서 2014년 133만명으로 감소했다. 이 연령대의 2014년 경제활동인구(취업자+실업자)가 148만명이었으므로 실업자 수는 15만명(148만-133만)이다.

    앞으로 20~24세의 경제활동인구는 저출산으로 줄어들 에정이다. 그에 따라 실업자 수도 자연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조 교수는 20~24세 실업자 수가 2020년 7만명으로 줄고, 저출산 세대가 성년을 맞는 2022년부터는 청년실업이 제로에 이르는 완전 고용상태가 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저출산 여파로 실업률이 낮아진다는 얘기군요.
    “그렇죠. 하지만 기뻐하면 안 됩니다. 비정규직이나 프리터족(아르바이트로만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만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저출산=실업 가능성 축소’ 환상에 빠지면 안 됩니다.”

    -왜 프리터족이 늘어납니까.
    “고령화로 사회 활력이 떨어지기 때문이죠. 경제가 저성장 국면으로 들어갔습니다. 저성장과 고령화에 따른 소비 인구 감소로 기업들의 생산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면 채용을 하더라도 인건비와 복지를 줄인 ‘반 비정규직’ 위주로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때 그때 인턴을 뽑아 쓰는 추세도 가속화 될겁니다."

    -인턴의 문제점은 뭡니까.
    "인턴 하느라 1,2년 커리어가 늦춰집니다. 그러면 혼인도 늦어지고 저출산이 더 심화됩니다."

    -10년, 20년 후 우리와 비교되는 일본은 요즘 오와하라라고 할 정도로 청년 취업이 쉽다고 하던데요. 고용의 질 문제도 별로 지적되지 않고요. 
    “일본의 65세 이상 비중은 2014년 26%, 우리나라는 2030년이 돼야 25%가 될 겁니다. 그래서 여전히 낙관을 많이 하시죠. 그러나 일본과 우리나라는 기초 체력이 다릅니다. 일본은 국내총생산(GDP) 규모로 세계 3위에, 자본주의 연습을 훨씬 일찍 시작했고, 해외 기업 활동도 활발합니다. 무엇보다 인구가 1억2000만명으로 내수시장 규모가 큽니다. 그러나 우리는 2030년 인구가 5200만명 정도에, 15~64세 인구는 많아야 3300만명 정도가 될 겁니다. 한 연령대에 80~100만명이 노동시장에 있을 때와, 50만명도 없을 때 산업구조는 같을 수 없습니다.”

    -인구가 1000만명 정도지만 큰 문제 없는 스웨덴이나 덴마크 같은 나라도 있잖아요.
    “우리와 다릅니다. 처음부터 인구가 많지 않았고, 급속한 출산율 감소와 인구 고령화 문제도 겪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는 1960년대에 한 가정에 6명이 태어났다가 2000년대 들어 1명으로 줄었죠? 또 1980년 65세에 불과한 평균수명이 2010년 80세로 급등했어요. 북유럽 국가들은 이런 문제가 없습니다. 급속한 인구급증으로 경제 발전 수혜를 입었다가 반전을 겪고 있는 우리와 북유럽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 변호사·의사도 사양직업

    -변호사·의사 같은 전문직의 미래는요.
    “굳이 IT·인공지능 발전을 따지지 않더라도 사양직업이 될 겁니다. 지금의 40~50대 변호사·의사들은 15~20년뒤에도 변호사·의사를 할 겁니다. 평생 일할테니까요. 지금 초중고에 다니는 친구들이 15~20년뒤에 변호사, 의사가 되면 시장 경쟁이 지나치게 격화돼 있을 겁니다. 요즘 인기 많은 공무원도 전망이 밝지 않습니다.”

    -그래도 공무원은 해고될 위험은 없지 않습니까.
    “해고는 되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고령화 여파로 세수가 줄어듭니다. 거기에 노인 복지 지출 규모가 커지면 재정 문제로 공무원 월급과 복지가 줄어들 겁니다. 공무원 연금을 보장하는 것은 불가능해질 겁니다. 공무원도 이런 점에서 전망이 밝지 않은, 사양직업이라고 봅니다.”

    -해결 방안이 뭡니까.
    “4개로 봅니다. 우선 해외 취업을 늘리는 겁니다. 그냥 무작정 박봉을 감수하고 아무 데나 가는 게 아니라, 숙식이 보장되고 돈도 충분히 모을 수 있는 그런 일자리를 찾는 겁니다. 요즘 삼성을 보면 해외 공장을 늘리고 있습니다. 구미 공장은 중장년 비중이 높아 인건비가 높기 때문입니다. 국내 대기업에 가기 위해서라도 해외에 가야할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둘째는 이민입니다. 미국은 이민을 통해 OECD 국가 중 인구구조가 가장 젊습니다. 우리나라도 외부의 젊은 피 수혈이 필요합니다. 세번째는 출산율 제고입니다. 마지막은 대학 문제입니다. 덮어놓고 대학에 가면 직업 선택의 폭이 작아집니다. 다들 좋은 과만 가려다 시야가 좁아지기 때문이죠. 이미 대졸자 비중이 너무 높습니다. 스웨덴은 평균 25~26세에 대학갑니다. 먼저 취업했다가 대학에 가는 겁니다. 이런 변화가 필요합니다. 저는 두 딸 입시학원보내는 걸 중단했습니다. 꼭 18살에 대학 보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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