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지 부시 미대통령

지난 2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행한 국정연설은 겉으로 나타난 말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6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부시 대통령의 주요 언급이 지닌 행간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해석했다.

◇ “우리는 이란 정권이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테러에 대한 지원을종식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기 위해 유럽 동맹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이란 국민에게 나는 이렇게 말한다. 여러분이 스스로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일어설 때 미국은 여러분과 함께 할 것이라고” = 미국 행정부는 이란의 정권 교체를 추구하고 있는지에 관해 의도적으로 애매한 입장을 취해 왔으나 이라크의 경우와 같은 군사행동으로 이런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란 국민에게 정부를 운영하는 물라(이슬람 종교지도자)들에게 일어나 저항할 것을 촉구하고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이 이런 봉기를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을 지, 한다면 어떤 방법을 동원할 지는 분명하지 않다.

◇ 시리아는 아직도 자국 영토와 레바논 일부를 테러리스트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우리는 시리아 정부가 테러에 대한 모든 지원을 중단하고 자유를향한 문을 활짝 열게 되기를 기대한다“ = 미군은 현재로서는 이라크 문제에 발이 묶여 시리아에 대한 응징에 나설 수 없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에게 시리아에 대한 비난은 국내적으로 효과가 있으며 시리아 지도자들이 미국의 의도를 우려해 자신들의행동을 순화할 가능성은 항상 있다.

◇ ”모로코와 요르단, 바레인에서 희망적인 개혁의 조짐이 일고 있고 사우디 아라비아는 스스로의 장래를 결정하는 데 있어 국민의 역할을 확대함으로써 이 지역에서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다. 위대하고 자랑스러운 국가 이집트는 중동 민주화로 이르는 길을 보여 줄 수 있다“ = 이라크 침공이 중동 민주화의 촉진제로 받아들여지기를 원했던 부시 대통령은 종종 테러와의 전쟁 동맹으로 간주되는 이 지역 국가들의독재에 눈감아 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걸음마 단계에 불과한 이런국가들의 민주화를 찬양함으로써 이들 국가 지도자들에게 미국이 자신들의 축출을바라고 있다는 우려를 불러 일으키지 않으면서 중동 민주화 문제에 관해 조금 진전된 태도를 보이려 하고 있다.

◇ ”내가 만드는 예산안은 결과가 없거나 기존 조치와 중복되거나, 또는 필수적이지 않은 150개 정부 사업을 감축 또는 제거하게 될 것이다. 납세자들의 세금은 현명하게 쓰이지 않을 바에는 아예 쓰이지 않아야 한다“ = 국방비를 제외하고라도 부시 대통령 재직시 정부 지출은 가파르게 증가해 왔다. 그는 아직까지 어떤 지출법안에도 거부권을 행사한 적이 없다. 따라서 재정적자도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부시 대통령이 제안한 사회보장 개혁안은 수조달러의 추가 차입을 필요로 하게 될 전망이다.

그의 발언은 금융시장과 보수파에게 자신이 정부지출을 줄이는 데 진지한 입장임을배오기 위한 것이다.

◇ ”여러분이 20대 자녀를 두고 있다면 그들이 은퇴하기 전에 사회보장 제도가붕괴할 수 있다는 생각은 사소한 일이 아닐 것이다. 의회도 이 일을 사소한 것으로받아들여서는 안된다“ = 55세 이상 미국인들에게는 현행 사회보장 제도의 혜택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자신의 다짐에도 불구하고 부시 대통령은 사회보장 개혁안이 이세대에게 강력한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듯하다. 그대신 그는 젊은 세대 근로자들과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사안의 긴급함을 각인시킴으로써 이들이 의회에 압력을 행사하기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