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국정연설은 국내적으로는 ‘사회보장제도 개혁’, 대외적으로는 ‘중동 민주주의 확산’이 핵심이었다. 부시 1기의 국정연설들이 테러와의 전쟁을 비롯한 안보문제에 초점을 맞췄던 것과 달리, 2기의 첫 국정연설은 안정적인 경제성장과 보수이념을 토대로 한 제도 개혁에 중점을 두었다.

▲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각) 의회에서 국정연설을 하는 동안 상?하원 의원들과 군 수뇌부 등이 줄지어 앉아 경청하고 있다. 청중석에 작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섰다 패했던 존 케리 상원의원(왼쪽 위쪽)의 모습도 보인다. 로이터연합

◆폭정 종식이 궁극적인 목표

부시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강조했던 ‘폭정의 종식’과 ‘자유의 확산’을 중동지역의 테러 진원지 근절과 민주주의 확산이라는 정책으로 풀어냈다. ‘폭정의 종식’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자유의 힘을 통해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평화는 극단주의와 살인 이념을 배양시키는 환경을 제거할 때 달성할 수 있다”면서 “폭정과 테러를 막고 증오를 희망으로 바꿀 수 있는 유일한 힘은 자유의 힘”이라고 역설했다.

시리아와 이란은 중동평화를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국가로 지목됐다. 부시 대통령은 테러범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하는 시리아에 테러지원 중단을, 이란에는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재처리 포기를 촉구했다.

테러전의 일환으로 이라크 공격을 밀어붙이고 정당화했던 부시 대통령이 이번 연설에서는 ‘자유의 확산’이라는 논리로 이라크전을 재해석했다. 특히 이라크 총선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자신감을 얻은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인들이 자유를 위해 싸울 결의가 돼있었기 때문에 성공이 가능했다”면서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측은 이라크 철군 시한을 제시할 것을 강력하게 요청했지만, 부시 대통령은 테러범들을 더 대담하게 만들 우려가 있기 때문에 철군 시한을 인위적으로 제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목표는 이라크를 민주국가로 변화시키는 것이므로, 미국이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게 되면 철군하겠다는 것이다.

◆사회보장제도 개혁 시급하다

사회보장제도 개혁안은 국내정책 중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핵심 이슈였다. 현재의 사회보장제도를 그대로 유지하면 오는 2042년에는 파산에 이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사회보장제도를 영구적으로 건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55세 이하의 국민들이 수입의 일부를 저축하는 개인 계좌를 만드는 방식을 제안했다. 각자 저축해서 은퇴 후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자손에게도 물려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55세 이상 미국인들에게는 현행 사회보장제도의 혜택을 그대로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천문학적으로 불어난 재정 적자를 오는 2009년까지 반으로 줄이기 위해, 먼저 비효율적인 150개 정부 프로그램을 축소하거나 중단함으로써 정부 지출을 줄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