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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트15명의 장관 가운데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 존 스노 재무, 게일 노튼 내무, 일레인 차오 노동, 알폰소 잭슨 주택ㆍ도시개발, 노먼 미네타 교통장관 등 6명이 유임되고 9명이 물갈이됐다. 연임에 성공한 미국 대통령이 집권 2기에 각료를 9명이나교체한 것은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이후 처음이다.
국무장관에 콘돌리자 라이스 현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지명된 것을 비롯해 법무에 알베르토 곤살레스 백악관 법률 고문, 교육에 마거릿 스펠링 전 텍사스 주지사보좌관, 보건복지부에 마이크 리비트 환경보호국장, 상무에 카를로스 구티에레스 켈로그 최고경영자(CEO) 등이 지명을 받아 상원의 인준을 기다리고 있다. 이밖에 에너지 장관으로는 새뮤얼 보드먼 재무부 부장관, 농무에 마이크 조핸스 네브래스카 주지사, 보훈에 짐 니콜슨 전 공화당전국위원회 의장 등이 각각 지명됐다.
새 내각 진용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부시 대통령의 의중을 꿰뚫을 수 있는 최측근들이 전진 배치됐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잘 알려진대로 라이스 국무장관 지명자는부시 대통령이 일과 이후까지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측근중 측근’이다. 라이스 지명자 이외에도 곤살레스 법무, 스펠링 교육장관 지명자 역시 부시 대통령의1기 백악관에서, 또는 그의 텍사스 주지사 재직시 보좌관으로 활동했던 인물들이다.
부시 대통령의 최측근들이 주요 부처의 장관으로 전진 배치됨으로써 대통령의국장 장악력은 한층 강화되고 내각은 일사불란한 팀워크을 갖추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개성이 강하고 정치적으로 비중있는 인물이 내각에 포진해 부처간 알력이 빚어지는 경우가 많았던 집권 1기 때와는 정국 운영의 기본 틀이 크게 달라지리라는 분석이다. 부시 대통령은 집권 1기 때 부처간 논쟁을 제지하기보다는 이를 독려하는 입장이었다고 밝힌 바 있으며 특히 국무부와 국방부는 주요 현안마다 날카롭게대립해 왔다.
유색인종이나 여성 등 소수계의 진출이 크게 늘었다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라이스 국무장관 지명자의 경우 흑인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곤살레스 법무장관 지명자는 히스패닉계로는 미 역사상 처음으로 해당 장관직에 지명됐다. 두 사람 이외에 구티에레스 상무장관 지명자와 유임된 각료들 중 차오 노동, 잭슨 주택, 미네타 교통장관 등이 소수계 인종이다. 또 여성은 라이스, 스펠링 지명자와 노튼, 차오 장관등이 포진해 역대 어느 정권보다도 소수계 각료의 비중이 높아졌다.
이와 함께 각료들의 나이도 대개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으로 젊어졌다. 51세의 라이스 지명자가 상원 인준을 통과해 정식 취임하면 국무장관은 16년이나 젊어지게 된다. 교육 장관은 신구 장관의 나이 차이가 무려 24년이다.
화제를 몰고다닌 특이한 이력, 특히 불우한 과거를 딛고 성공한 입지전적인 인물들이 많다는 점 역시 새 내각의 특징으로 들 수 있다. 고교를 중퇴한 사생아 출신으로 국토안보부 장관에 지명됐다 어두웠던 과거가 속속 드러나면서 낙마한 버나드 케릭 전 뉴욕시 경찰청장은 차치하고라도 아이오와주 빈농 출신의 니콜슨, 쿠바 난민 출신의 구티에레스, 멕시코 이민노동자 집안의 곤살레스 지명자 등이 불우한배경을 극복한 ‘아메리칸 드림’의 주인공들이다. 부시 대통령이 소외계층 출신을대거 발탁한 것은 자신이 ‘정치 명문가’ 출신이기는 하지만 젊은 시절 스스로의 진로를 개척하기 위해 반항적인 삶을 살아온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또다른 한편으로는 논란거리가 될만한 과거 행적으로 험난한 인준절차를 밟아야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물도 없지 않다. 곤살레스 지명자의 경우 아프가니스탄 수감자에 대한 고문을 사실상 용인하는 조치를 취하는데 일정한 역할을 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구티에레스 지명자는 켈로그 CEO 재직당시 금수대상국인 쿠바 진출을 시도한 것이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처토프 지명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의 ‘화이트 워터’ 스캔들을 무자비하게 파헤쳐 당시 퍼스트 레이디였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벼르고 있는 인물이다.
라이스 지명자 역시 안보보좌관으로서 9.11 테러의 전조를 미리 파악해 대비토록 부시 대통령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미국 정가에서는 지금까지 드러난 논란거리 정도라면 상원 인준 과정에서 낙마할 각료 지명자는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