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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선거운동본부가 4일부터 18개 주에서 9·11 테러 관련 장면이 포함된 TV 선거광고를 방영하자, 공화·민주 양당은 물론 언론들과 9·11 희생자 유족들도 양쪽으로 나뉘어져 팽팽히 맞서고 있다. 문제의 선거 광고는 ▲9·11 테러로 무너진 세계무역센터(WTC) 잔해 속에서 펄럭이는 성조기를 클로즈업한 장면 ▲잔해 속에서 구조요원들이 성조기에 뒤덮인 시신을 발굴해 옮기는 장면 ▲9·11 테러 당시 구조활동에 투입됐던 소방관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 부시 미국 대통령의 선거운동본부가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4일부터 방영하기 시작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9·11 테러현장 배경 TV 선거광고의 한 장면./ 로이터뉴시스

공식적으로 민주당의 케리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전국소방관협회 해럴드 스트레이트버거 회장은 “미국 역사상 최대 비극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고 부시 진영을 공격하면서 광고 철회를 요구했다. 희생자 유족 그룹 중 하나인 ‘평화스러운 내일’의 콜린 케리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매우 역겹다”면서 “당신이라면 누군가의 무덤에 가서 그것을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하려는데 좋겠느냐”고 반문했다. 케리 캠프에서는 “WTC 모습을 재선 캠페인에 사용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며 수정주의 역사”라고 비난했다.

반면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9·11은 미국의 미래에 매우 중요한 사건이며 우리는 9·11로부터 많은 교훈을 얻었다”면서 “부시 대통령의 대선 광고는 국가적 비극의 슬픔을 나누고 그 기억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5일자 사설에서 “부시 대통령은 기존의 광고 메시지를 그대로 유지하고 상대방의 불평은 무시하라”고 충고하면서 민주당을 비판했다. WSJ는 그러나 “케리 상원의원은 지난 20년간 출마한 역대 민주당 후보들 중 최강”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