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30일 국민연금에 내는 돈을 소득의 9%에서 단계적으로 12.9%까지 올리고, 받는 年金연금은 소득의 60%에서 50%로 낮추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표결로 통과시켰다.

지금의 국민연금 구조에선 연금 財政재정이 2047년이면 거덜나게 돼 있다. 국민연금을 ‘더 내고 덜 받는’ 구조로 바꾸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내년에 대선, 그 이듬해엔 총선이 예정돼 있다. 연금 가입자의 반발을 부를 수밖에 없는 연금개혁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므로 이번 정기국회에서 연금법 개정을 반드시 매듭지어야 할 것이다. 공무원연금·사학연금·군인연금도 빨리 고쳐야 한다. 올해 국민 세금으로 공무원연금 적자를 메워주는 돈만 8400억원이다. 2010년엔 2조4600억원이 된다. 이걸 내버려둔 채 국민만 허리띠 졸라매라고 할 수는 없다.

福祉복지제도는 한번 만들면 혜택을 줄이거나 없애기가 아주 힘든 법이다. 연금만 해도 이탈리아는 1992년 연금채무 부담으로 외환위기까지 맞았고 1994년엔 제도를 고쳐보려다 정부가 무너졌다. 프랑스도 1995년 공무원연금에 손댔다가 정권이 바뀌었다. 우리는 앞서간 나라들이 실패의 구렁텅이로 빠져드는 것을 빤히 보면서도 그 실패의 길을 그대로 뒤쫓아가다 그들이 겪은 ‘실패의 修正수정’까지 뒤따라가게 됐다.

국민연금뿐이 아니다. 독일, 스웨덴 할 것 없이 이 정부가 그렇게 흉내내고 싶어하는 유럽 선진국들은 지금 너도나도 高고복지·低저효율의 덫에서 벗어나겠다고 발버둥을 치고 있다. 실업자가 실업수당이나 받아먹는 ‘괜찮은 직업’이 돼버려선 근로 의욕이 생길 수 없다. 게다가 어느 나라건 복지 지출엔 줄줄 새는 구멍이 무수히 뚫려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도 이 정부는 2030년까지 1100조원을 쏟아붓는 ‘비전 2030’이라는 복지 프로젝트를 내놓고 있다. 늦게 시작했으면 앞서간 나라들이 겪은 시행錯誤착오를 보고 배워서 피해갈 길을 궁리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선진국들이 실패한 바로 그 高고복지·低저효율의 길로 계속 걸어 들어가겠다고 하고 있다. 국민연금에 그칠 게 아니라 나라의 복지제도 전반을 高고복지·高고효율 구조로 다시 세우는 작업을 당장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