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부동산' 잡을까? - 뉴스 블로그, 부동산 정책

“(집값 급등의) 주범은 정부이면서 봉사단체인 부녀회만 몰아세우는 게 기가 막혀요. 정부가 올릴 것 다 올려 놓고 이제 와서 책임을 부녀회로 떠넘기다니….” (일산 A아파트 정모 부녀회장·32평 아파트)

“물 흐르는 대로 두면 될 것을 정부가 세금으로 (부동산을) 때려잡다 보니 세금만큼 집값이 또 오르는 거잖아요. 정부가 정책을 잘못 세워 전국 집값을 다 끌어올려 놓고 이제 와서 뒤늦게 부녀회를 범죄자 취급을 하고 있어요.”(박모 주부·22평)

“우린 투기꾼이 아니라 헐값인 우리 아파트 ‘제값 받자’는 거예요.”(이모 주부·28평)

정부가 부녀회의 가격담합을 처벌하겠다며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부녀회를 아파트 가격급등의 주범으로 지목한 것이죠.

하지만 일산 신도시 아파트 부녀회 모임에서 만난 주부들은 22~32평짜리 집 한 채가 재산목록 1호인 평범한 주부들이었습니다.

정 부녀회장은 남편이 퇴직 후 월 150만원씩 받는 군인연금이 수입의 전부였습니다. 11월 결혼을 앞둔 아들·며느리를 위해 32평 아파트에서 38평으로 넓혀 이사가는 소박한 꿈을 갖고 있었지만, 3억~4억원을 더 얹어야 하는 것을 듣고 좌절했습니다.

“자식에게 물려줄 재산이라고는 집 한 채밖에 없는데 이제라도 제값을 받아야죠.”

부천시 중동 A아파트 부녀회장 이모(52) 주부는 버스와 전철을 세 번이나 갈아타며 강남에 출근하는 딸들이 안쓰러워 얼마전 강남 아파트를 물색해봤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49평 아파트를 팔아도 강남에 30년 된 24평짜리 아파트도 못 사더라고요. 얼마나 허탈하던지….”

물론 수도권 신도시 주부들의 ‘억울한’ 속사정은 전·월세방에 사는 주부들에게 배부른 소리일지 모릅니다.

부녀회의 ‘제값 받기 운동’이 터무니없는 집값 급등으로 이어져 평생 집 한 채 갖는 게 꿈인 전·월세 세입자나 무주택자에게 또 다른 좌절감을 안겨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산·산본·중동 등 신도시에 사는 주부들은 강남지역에, 지방과 무주택 주부들은 수도권 아파트 가격에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팍팍한 세상을 사는 이들 모두가 집값 급등의 피해자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