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SK텔레콤 서부지사에 근무하는 황정호(33) 대리의 별명은 '봉사 마당발'이다. 매월 첫째주 토요일에는 여성정신지체장애 보호시설을, 셋째주 목요일에는 무의탁 노인시설을 찾아 봉사한다. 지난 3월부터는 한 달에 한 번씩 광주에서 자동차로 2시간 거리인 전남 구례군 토지면의 한 산골 분교를 찾고 있다. 이처럼 '봉사'라는 말만 나오면 지역과 시설을 가리지 않고 찾아다닌 덕분에 얻은 별명인 셈이다. 황씨는 "어릴 적 가정 형편이 어려워 주위의 도움을 받은 적이 많다"며 "내가 받은 도움을 지친 이웃들에게 다시 돌리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기제어설비부에 근무하는 김호국(46) 대리는 동료들과 어려운 학생들을 대상으로 17년간 장학금 지급을 해오고 있다. 또 지원학생들을 한 달에 한두 번씩 찾아 인생 상담을 해준다. 그동안 장학금을 받아 고등학교를 마친 학생은 40여명. 그중 절반이 취업 또는 대학교 진학에 성공했다.

휴대전화를 만드는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의 배선숙(여·27) 사원은 영구 임대 아파트 단지에 사는 뇌졸중 환자들의 자활 훈련을 돕고, 4년째 구미시의 고아원을 방문해 상처받은 아이들의 마음을 다독인다. 그는 "아이들이랑 영화도 함께 보고 스케이트도 같이 타는 등 다양한 경험을 갖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LG전자 정보통신사업본부의 박용기(30) 연구원은 대학 때 고아원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이 인연이 돼 9년째 이웃 사랑 정신을 실현하고 있다. 그동안 장애인보호시설·양로원 등에서 봉사활동을 해온 박씨는 현재 서울 구로동의 외국인노동자센터에서 아시아지역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친다.

몇 년째 이웃사랑의 정신을 실천하고 있는 이들의 새해 희망은 뭘까. "자원봉사에 더 많은 참여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이웃이 행복해지면 우리 사회도 더욱 밝아지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