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임용 비리로 총장이 구속되고 분규가 계속되고 있는 경기대의 새 이사장으로 이창복(李昌馥·67) 열린우리당 강원도지부장(전 16대 국회의원)이 지난 5일 선출됐다.
정치인이 분규 중인 사립대의 임시이사나 이사장으로 간 것은 드문 일로 대학들은 그 배경을 몰라 의아해하고 있다.
경기대 사태는 2003년 신임교수 채용과정에서 손종국(孫鍾國) 당시 총장이 금품을 수수했다는 제보에 따라 수원지검 특수부가 수사에 들어가면서 시작됐다. 검찰은 작년 4월 1억원의 뇌물수수 혐의로 손 총장을 구속했고, 대학은 총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돼왔다. 작년 6~7월에는 교육부가 경기대에 대한 종합감사를 벌여 50억원 정도의 교비 유용 혐의를 잡아내고 9월 재단 임원 취임승인을 취소했다.
교육부는 작년 12월 24일 이창복씨가 포함된 6명의 새 임시이사 명단을 경기대에 통보했다. 새 임시이사들은 지난 5일 첫 회의를 열어 이창복씨를 새 이사장으로 선출했다. 이에 따라 손 전 총장의 장인인 추성수 전 이사장은 물러나게 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분규 대학 임시이사에 정치인을 보내면 골치 아프기 때문에 지금까지 정치인 이사 선임을 피해왔다”며 “이번에 왜 이창복씨가 들어갔는지는 묻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여당측의 강력한 요구가 있지 않았으면 이 같은 결정이 나오기 힘들다는 뜻의 말을 하는 공무원들도 있다.
이창복씨는 1971년 한국가톨릭노동청년회 전국회장을 맡으면서 30여년간 재야운동을 했으며, 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 사무처장,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 상임의장 등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