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 개장과 빛의축제 '2004 우리이웃·서울루미나리에' 행사로 서울 광화문과 시청 일대가 시민들을 끌어모으는 휴일 중심지로 급부상했다. 기업과 관공서가 몰린 광화문과 시청은 수십년 동안 휴일 시민들에게 외면을 받아 주말 오후가 되면 거리가 텅빌 정도였다.
지난 24~25일 성탄절 연휴 때 루미나리에 작품이 설치된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이 시민들로 꽉 찼다. 관할 종로경찰서는 "24일 오후 6시30분부터 8시까지 세종문화회관 앞에 있던 시민이 대략 5000명 정도를 유지한 것 같다"고 추산했다. 조선일보가 설치한 부스에서 둥굴레차를 받아간 시민만 성탄 전날인 24일 4000여명, 성탄절인 25일 3500여명에 달했다.
경찰은 인파 속에서 다치거나 도로 쪽으로 밀려나는 것을 막기 위해 2개 소대 60여명의 병력을 투입, 3시간 동안 '혼잡 경비'를 벌었다. 시민들 행렬은 루미나리에 조형물을 설치한 조선일보~덕수궁, 이어 24일 스케이트장 문을 연 서울광장, 명동성당 때문에 전통적으로 성탄절 중심지인 명동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서울시는 성탄 전야에 예상 외로 많은 인파가 몰려들자 루미나리에 점등시간 연장을 요청, 빛의 축제는 밤 2시까지 계속됐다.
시민들이 몰리면서 지역 상권도 '벼락 호황'을 누리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스타벅스까지 150m 거리에는 성탄절 휴일 동안 40여개 노점상이 몰렸다. 꿀차·커피를 판 노점상 박노영(45)씨는 "작년 성탄절에는 명동성당 앞에서 장사를 했는데 올해는 이쪽에 사람들이 더 몰린다고 해 왔다"며 "오전 2시까지 밀려다닐 정도로 사람들이 많아 장사가 짭짤했다"고 말했다. 덕수궁 옆에서 포장마차를 하는 이모(여·52)씨도 "재료가 없어 문을 닫았다"고 했고, 호도과자 노점상 최모(41)씨도 "4배 더 팔렸다"고 말했다.
이 지역은 연말 '보신각 타종' 행사를 여는 종로 지역과 이어져 또 한차례 호황을 누릴 전망이다. 택시기사 박모(56)씨는 "이번 성탄절엔 강남보다 강북이 오히려 활기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입력 2004.12.26. 18:39
100자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