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이들에게 겨울은 두려움입니다. 난방비가 없어 차가운 방에서 잠을 자고 라면으로 끼니를 때웁니다. 두꺼운 외투 한 벌도 이들에겐 사치입니다. 가난과 병으로 서글픈 사람들. ‘우리이웃’팀이 이들을 연말까지 찾아갑니다. 어려울 때 손을 내미는 당신이 바로 희망입니다.

"앞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아빠, 빨리 편히 쉬게 해드려야 하는데요…."

강원도 원주에 살고 있는 전미나(16·가명)양은 오늘도 아버지 걱정뿐이다. 미나의 아버지 전태영(62)씨는 오른쪽 눈의 시력을 완전히 잃었고, 왼쪽도 사물을 제대로 식별하지 못하는 1급 시각장애인. 하지만 전씨는 폐품 수집으로 생활비를 벌기 위해 매일같이 리어카를 끌고 집을 나선다. "아빠가 최근에도 골목길에서 차와 부딪히는 사고를 당했어요.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얼마나 가슴을 쓸어내렸는지…. 이제 눈도 오고 길도 미끄러워질 텐데 어쩌죠."

이렇게 해서 전씨가 버는 돈은 한 달에 20만원 남짓. 난방이 제대로 안 돼 집에서도 두꺼운 점퍼를 입고 있던 전씨는 "이것아, 이렇게라도 해야 너 고등학교까지는 마칠 거 아니냐"라며 미나의 손을 꼭 잡았다.

미나는 학교 외에는 집 밖으로 나가는 경우가 거의 없다. 친구들과 노래방도 가고 햄버거도 사먹고 싶은 나이. 하지만 10년 전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자신의 뒷바라지를 위해 고생하는 아버지를 보면 하루 2000원하는 버스비도 커보인다. 요즘 들어 미나는 걱정이 더 늘었다. 몇 달 전부터 아빠가 팔·다리가 저리다며 밤잠을 못 자고, 근육에 혹 같은 것이 잡히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병원에 가야 한다고 설득을 해도 그 돈이면 제 학비에 보탠다고 안 가세요. 병 커져서 쓰러지면 전 어떻게 해요." 미나는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우리이웃팀 nanu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