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이들에게 겨울은 두려움입니다. 난방비가 없어 차가운 방에서 잠을 자고 라면으로 끼니를 때웁니다. 두꺼운 외투 한벌도 이들에겐 사치입니다. 가난과 병이 서글픈 사람들. 우리이웃팀이 이들을 연말까지 찾아갑니다. 어려울 때 손을 내미는 당신이 바로 희망입니다.

대구시 북구에 사는 문점례(71) 할머니. 오랜만에 사람을 만나 반갑다며 손을 꼭 잡았다. 앙상한 손이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2평 남짓한 방에선 한기가 싸하게 느껴졌다. 방 입구에 쌓여 있는 연탄 20여장을 의아한 눈빛으로 쳐다보자 "보일러가 고장나서…"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유리 대신 검은 비닐로 막아놓은 창문에서는 찬 바람이 계속 들어왔다.

문씨가 살고 있는 방 한 칸을 제외하곤 집 전체가 무너져 있었다. 3년 전까지 내던 월세 2만원도 이젠 내지 않는다. 주인은 세를 놓아도 들어올 사람이 없다며 할머니 혼자 집에서 살도록 했다.

"날은 점점 추워지는데 올겨울을 어떻게 버틸지 걱정이야…." 문씨는 "눈이 많이 온다고 지붕이 주저앉지는 않겠지?"라며 겁먹은 표정을 지었다. 그는 정부 보조금 17만원으로 한 달을 살고 있다. 남편과는 50년 전 사별했다.

"오늘이 죽은 우리 신랑 제삿날이라우. 열일곱에 시집와 얼마 살아보지도 못했어. 남편이 군에 징집돼 죽으면서 시집에서도 쫓겨났지."

문씨는 소주잔 2개를 앞에 두고 보이지 않는 남편과 주거니 받거니 술을 마셨다. "내 나이 일흔 넘었으니 풍진 세상 오래도 산 거여. 근데 목숨이 모질어. 이 추운 겨울을 이불 하나로 어찌 버티나 고민하는 걸 보면 말이여…."

왼손으로 가슴을 탕탕 치던 그는 이내 울음을 터뜨렸다.


■도우려면…
굿네이버스 대구지부(www.goodneighbors.org 053-427-5147 )로 연락하면 됩니다. 일정 금액 이상의 후원금은 문씨와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을 돕는 데 쓰입니다.

(우리이웃팀 nanu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