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이들에게 겨울은 두려움입니다. 난방비가 없어 차가운 방에서 잠을 자고 라면으로 끼니를 때웁니다. 두꺼운 외투 한벌도 이들에겐 사치입니다. 가난과 병이 서글픈 사람들. 우리이웃팀이 이들을 연말까지 찾아갑니다. 어려울 때 손을 내미는 당신이 바로 희망입니다.


"저 공부 진짜 열심히 할 거예요. 입학만 하면 장학금 받을 자신 있어요."

경기도 동두천시에 사는 혼혈아 이수빈(15)양. 얼굴은 웃고 있었지만 목소리는 떨렸다. 23일까지 고등학교 입학금 44만원을 내지 못하면 합격이 취소되기 때문이다. 협심증과 허리디스크를 앓고 있는 엄마 이명숙(58)씨는 그런 딸이 안타까워 연신 눈물을 훔쳤다.

"선생님이 공부 잘 한다고 인문계 가라고 했는데도 아픈 엄마 위해 실업계 진학하겠다는 마음 착한 딸이에요. 근데 그 입학금마저 없으니…."

미군이었던 남편은 아이가 한 살 때 연락이 끊겼다. 이씨는 두 달 전까지 아픈 몸을 이끌고 동사무소 자활사업을 하며 생계를 꾸렸다.

"나라에서 주는 생활보조비 20만원과 자활사업비로 나오는 30만원으로 살았어요. 근데 예산이 부족하다며 일거리마저 없어졌지요. 이달엔 뭐가 잘못됐는지 나오던 돈도 이렇게 줄었어요." 적금통장엔 동사무소에서 들어온 '5만8000원'이 선명하게 찍혀 있다. 월세(15만원)에도 못 미치는 돈. 당장 쌀 살 돈도 없다. 하지만 엄마는 딸 학비 걱정이 앞선다.

수빈이는 차비라도 아끼려는 마음에 학교에서 집까지 40여분을 걸어왔다고 했다. 늘어진 영어테이프를 들으며 따라하는 것이 유일한 희망이다.

"사람들이 '깜둥이'라며 멸시하는 것도 참을 수 있어요. 하지만 고등학교도 못 가면 취직도 안 될 테고…. 그럼 아픈 엄마랑 나는 평생 어떻게 살아요." 수빈이는 "우리집 희망은 저밖에 없어요"라며 울먹였다.

■ 이들을 도우려면 : 펄벅인터내셔널(02-871-6916 www.pearlsbuck.or.kr)로 연락하면 됩니다. 일정 금액 이상의 후원금은 수빈이와 비슷한 처지의 아이들을 돕는 데 쓰입니다.

(우리이웃팀 nanu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