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이들에게 겨울은 두려움입니다. 난방비가 없어 차가운 방에서 잠을 자고 라면으로 끼니를 때웁니다. 두꺼운 외투 한벌도 이들에겐 사치입니다. 가난과 병이 서글픈 사람들. 우리이웃팀이 이들을 오늘부터 연말까지 찾아갑니다. 어려울 때 손을 내미는 당신이 바로 희망입니다.

강원도 원주에 사는 문현숙(41)씨는 홀로 아들 둘을 키우며 살고 있다. 남편과는 5년 전 둘째 아이를 임신한 상태에서 이혼했다. 노름에 빠져 가정에 무관심한 남편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큰아들 우석(12)이는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이 안 놓이고, 막내 덕현(5)이는 유난히 엄마 손을 탄다.

"큰 아이가 7년 전 뇌경련을 앓고 난 후부터 입에 약을 달고 살아요. 하루 세 번, 끼니마다 거르지 않고 먹여줘야 합니다."

그의 한 달 월급은 25만원. 동사무소 자활근로를 통해 일자리를 얻었다. 아침 일찍부터 동네 구석구석을 청소하고 제초작업을 한다. 몸이 약해 일이 끝나면 온몸이 욱신거리지만, 문씨는 "일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했다. 애써 미소를 짓지만 엄마는 고달프다. 월급 25만원은 우석이 약값으로 고스란히 빠져나간다. 동사무소에서 받는 정부 보조금 35만원 중 월세 20만원을 제하고 나면 아이들 책이며 준비물을 사는 것은 꿈도 못 꾼다.

얼마 전 그에게 또 한차례 시련이 덮쳤다. 아픈 형 몫까지 재롱을 부리며 엄마에게 기운을 불어넣던 덕현이가 교통사고를 당한 것. 트럭에 치여 다리가 부러졌다. 아이 병수발 때문에 동사무소 일도 쉬어야 할 형편이라는 문씨. "우석이 약값이며 생활비를 어떻게 대야할지…." 눈에 맺혀 있던 눈물이 바지 위로 뚝 떨어졌다. 열심히 살려고 하는데 자꾸 안 좋은 일만 생긴다는 그가 언제쯤 작은 희망을 만날 수 있을까.

(우리이웃팀 nanu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