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공부방이 너무 예뻐졌어요!”

서울 봉천동 한누리공부방 어린이들에게 즐거운 일이 생겼다. 비만 오면 벽을 타고 스며드는 물로 곰팡이가 슬어 있던 공부방이 쾌적한 새 공간으로 변한 것. 한누리공부방은 지난달 ‘우리이웃·삼성’의 공부방 업그레이드 1차 지원 대상자로 선정돼 최근 시설 개·보수 공사를 마쳤다.

‘끽끽’ 소리만 날 뿐 열리지 않던 창문도 새로 달고, 화장실 변기와 세면대, 타일과 천장도 모두 새것으로 교체했다. 옥상 방수공사로 비 샐 걱정도 없어졌다. 초등학교 1학년 김성환(가명·7)군은 “예쁘다”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공부방 같지 않고 꼭 우리 집 같아서 하루종일 있고 싶다”고 했다.

하나로 트여 있던 교실에는 칸막이를 설치해 방을 두 개로 분리했다. 그동안은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모두 한 방에서 수업을 받았기 때문에 자습하는 아이들은 귀를 틀어막고 문제집을 풀어야 했다. 책상이 모자라 바닥에 엎드려 책을 읽던 아이들은 새 책상도 선물받았다. 근사한 책꽂이와 수납장도 생겼다. 공사비는 모두 2000만원. ‘우리이웃·삼성’으로부터 전액 지원을 받았다. 장선주(31) 간사는 “이제 열악한 환경에서 벗어나 아이들에게 깨끗한 공부방을 줄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아이들에게 ‘이렇게 좋은 공간을 선물받았으니 너희들도 어른이 되면 다른 어려운 사람을 도와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자연스럽게 나눔의 문화를 아이들에게 가르칠 수 있는 계기가 돼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서울 금호동 샛마루공부방에는 컴퓨터방이 생겼다. 베란다 일부를 개조해 아늑한 방을 만들고 그 안에 컴퓨터 6대를 새로 들여놓았다. 그전에는 좁고 어두침침한 2층 통로에 낡은 컴퓨터 3대만 놓여 있었다. 62명의 아이들은 몇 대 안 되는 컴퓨터를 먼저 쓰기 위해 학교 수업이 끝나자마자 전속력으로 뛰어오곤 했다. 4학년 이지은(가명·10)양은 “인터넷 숙제를 하려고 하면 6학년 오빠들이 게임한다고 비키라고 해서 울기도 했다”며 “새로 생긴 컴퓨터방에 큰 창도 만들어져 마음까지 밝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선기(가명·10)군은 얼마 전까지 동네 문구점에 있는 오락기 앞에 쪼그리고 앉아 오락을 했다. 하지만 이젠 공부방에서 컴퓨터 게임도 실컷 할 수 있다며 싱글벙글이다. 선기는 교육용 게임CD들을 한 아름 안고 “수녀님이 새로 사주셨는데 다 해볼 거예요”라며 자랑했다.

서울 중랑구 신내동 파랑새공부방도 최근 실내 공사를 마치고 컴퓨터와 복합기 한 대씩을 지원받았다. 전영순 간사는 “칙칙했던 갈색 방문도 흰색으로 칠하고, 베란다문을 떼고 거실도 확장했다”며 “넓어지고 밝아진 공부방 때문에 아이들이 신났다”고 전했다. 그는 “망가진 부엌 싱크대와 냉장고도 고쳐, 이제 아이들 간식도 실컷 먹일 수 있다”며 행복해 했다.

‘우리이웃·삼성’의 3차 지원대상 확정으로, ‘행복’은 이제 서울·전남·전북·광주·경북·대구에 이어 경기 지역의 공부방 아이들로 퍼져간다.


3차 확정된 64곳(경기)

동녘공부방, 사리현교회공부방, 일산밀알공부방, 노루목공부방, 산성공부방, 예일공부방, 한빛공부방, 소망공부방, 신나는방과후공부방, 태전공부방, 늘푸른공부방, 퇴촌느티나무공부방, 갈릴리공부방, 늘푸른청소년세상, 한무리공부방, 민통선평화교회, 범박공부방, 도담공부방, 이웃사랑공부방, 햇님공부방, 한세공부방, 복음자리, 우리배움터(원미), 새날공부방, 오순도순마을, 선한공부방, 새롬공부방, 한사랑공부방, 원미공부방, 시민연합부설 어린이공부방, 샬롬공부방, 즐거운학교, 성남공부방, 성남꿈나무학교, 신나는신나는집, 매리워드공부방, 소망공부방, 시흥신나는공부방, 배동교회공부방, 주안에공부방, 와동방과후공부방, 무지개공부방, 한사랑방과후공부방, 안양사랑공부방, 충훈부공부방, 안민공부방, 참사랑공부방, 빛된공부방, 우리공부방, 영림공부방, 행복한공부방, 구세군여주공부방, 다솜공부방, 지역아동센터 양지햇살공부방, 하얀초록공부방, 새꿈터공부방, 덕동산복지선교회 신나는집, 까꿍어린이공부방, 가나안복지선교센터, 나눔의지역 복지선교센터, 섬기는공부방, 열린교실, 현덕지역아동센터, 봉담지역아동센터.

(■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