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그룹 H.O.T를 어떻게 발음하느냐에 따라 '신세대'와 '쉰세대'로
구별된단다. '에이치 오 티'로 발음하면 '쉰세대', '에쵸티'라고 해야
'신세대'. '핫'이라고 했다간 아이들이 '간첩 리철진'으로 신고할지
모르니 조심해야 한다.

요즘 스포츠지 연예면을 보면, H.O.T가 없었다면 그 많은 지면을 뭘로
채웠을까 걱정이 될 정도다. 'H.O.T 멤버 강타, 가수겸 탤런트 A양과
열애중' 'H.O.T 여고생 열성팬 비관 자살' 'H.O.T 팬들 집단 실신'
'H.O.T 4집 타이틀곡 방송 보류 판정' 'H.O.T 10월 말까지 방송활동
중단' 'H.O.T 기획사 코스닥 등록 추진'…. 좋은 기사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기사가 더 많아 안타깝다.

음반이 매번 100만장 이상 팔리는 H.O.T의 인기를 생각하면, 그들은
단순한 '연예인'이 아니다. 10대 여학생들이건 누구건, 돈주고 음반을
살만큼 그들을 좋아하는 100만명 넘는 팬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공인'인 것이다.

외국에서 인기 연예인들은 사회적으로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한다.
마이클 잭슨이 '마약퇴치운동가'로 나서 "나는 마약이 싫다"고 한마디
하자, 다음날 30만명이 마약을 끊었다. 각종 구호 단체에 정기적으로
기금을 내거나 직접 참여하는 스타들은 셀 수도 없다. 홍콩 영화배우 겸
가수 여명도 '유니세프 대사'로서 일생을 봉사하고 있다.

H.O.T도 지난해 소년소녀가장돕기 기금 1억원을 만든 적이 있다.
하지만 우리 연예계 스타들은 아직도 사회 활동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홍보 차원에서 '반짝 선행' 화제를 만드는데 그치는 경우가 많다.
젊은 스타들이 사회에 '빛'이 되고 '행복'을 주는 '신세대 리더'로 나설 때,
그래서 어두운 기사보다 밝은 기사가 더 많이 나올 때, 연예인을 보는
사회적 시선도 달라질 것이다.

( 백현락 방송작가 )